이미 승부는 기울어졌다. 종료 버저가 울리기도 전에 원주 동부의 전창진 감독은 성큼성큼 걸어와 전주 KCC의 허재 감독을 끌어안았다. 비록 졌지만 친동생 이상 아끼는 허 감독의 사령탑 데뷔 첫 챔프전 진출을 진심으로 축하했다.
KCC가 6강 플레이오프에 이어 4강전에서도 극적인 역전 시리즈를 연출하면서 챔피언결정전에 진출, 서울 삼성과 대망의 챔피언 트로피를 놓고 다투게 됐다.
KCC는 16일 원주치악체육관에서 열린 2008~09 동부프로미 프로농구 4강 플레이오프(5전3선승제) 5차전에서 동부를 87-64로 대파했다.
이로써 KCC는 인천 전자랜드와의 6강 플레이오프에 이어 4강에서도 시리즈 전적 1승2패의 열세를 딛고 3승2패로 역전에 성공했다. KCC는 지난 2004~05시즌 이후 네 시즌 만에 챔프전에 오르는 감격을 누렸다.
승자는 하나 뿐. 예상대로 경기 시작부터 치열한 접전을 벌이던 두 팀은 전반을 1점차로 마쳤다. 그러나 KCC는 39-38로 시작한 3쿼터에서 승부를 갈랐다.
첫 공격에서 추승균이 자유투 2개를 넣으며 기분 좋게 출발한 KCC는 칼 미첼의 미들슛과 추승균의 3점슛이 연달아 터져 2분20초 만에 47-38로 달아났다. 3쿼터 종료와 함께 하승진의 골밑슛으로 64-50, 14점차로 점수를 벌리며 승리를 예감했다.
동부는 4쿼터 시작 후 크리스 다니엘스의 득점과 추가 자유투를 넣어 53-64로 추격의 실마리를 풀어봤지만 걷잡을 수 없는 KCC의 맹공을 피하지 못했다. 설상가상으로 수비도 완전히 뚫려 속수무책이었다.
KCC는 플레이오프의 '영웅' 하승진이 더블더블(18점 13리바운드)로 이날도 맹활약했다. 반면 동부는 믿었던 김주성이 11점에 그치며 2년 연속 우승의 꿈을 접어야 했다.
KCC와 삼성은 18일부터 7전4선승제의 챔피언결정전을 치른다. 올시즌 상대 전적에서는 KCC가 4승2패로 앞서 있다.
성환희 기자 hhsu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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