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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hy] 소니에릭슨은 왜 추락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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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hy] 소니에릭슨은 왜 추락했을까

입력
2009.04.17 00: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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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휴대폰 업계의 최대 화제는 세계 '빅5' 중 하나인 소니에릭슨의 처참한 1분기 성적표다. 소니에릭슨은 1분기에 전분기 2,400만대보다 무려 1,000만대가 줄어든 1,400만대 판매에 그쳤다. 판매량 감소율이 무려 40%를 넘는다. 점유율 1% 올리기가 무척 힘든 세계시장에서 점유율이 2.4%포인트나 줄어 5.8%로 뒷걸음질치며 빅5 가운데 꼴찌로 추락했다.

업계에선 휴대폰 사업 철수설이 나도는 모토로라보다 소니에릭슨이 먼저 무너질 수 있다는 흉흉한 소문도 나돈다. 과거 프리미엄 휴대폰의 명가로 꼽히던 소니에릭슨이 왜 이리 몰락했을까.

자만이 화를 불렀다

일본 소니와 스웨덴 에릭슨이 2001년 10월 50대 50 합작으로 소니에릭슨을 설립했을 때만 해도 세계 휴대폰 업계는 긴장했다. 에릭슨은 휴대폰 관련 원천 기술을 갖고 있는 통신업계 강자였고, 소니는 TV와 게임기 등으로 유명한 전자업계 최고 브랜드였기 때문. 당시 소니와 에릭슨은 각각 휴대폰 사업을 하고 있었지만 성과가 좋지 못했다. 따라서 에릭슨의 'EMP'라는 휴대폰용 통신칩 기술과 소니의 디자인, 브랜드를 결합해 새 돌파구를 모색하려는 것이 합작사를 만든 의도였다.

결과는 성공적이었다. 휴대용 카세트의 대명사였던 소니 '워크맨'의 이름을 붙인 뮤직폰, 소니의 디지털카메라 '사이버샷' 기술을 적용한 카메라폰 등이 인기를 끌었다. 워크맨폰은 2005년 이후 지금까지 1억대 이상 팔렸고, 사이버샷폰도 2006년 이후 3,600만대가 판매됐다.

그러나 그 이후 히트작이 없었다. 업계에선 소니가 브랜드 파워를 과신한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TV 및 CD플레이어 등 소니가 강점을 갖고 있던 분야에서 위상이 흔들린 것도 휴대폰 판매에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국내 업체 관계자는 "소니의 브랜드 효과는 점점 떨어지는데 획기적인 제품이 나오지 않았다"며 "브랜드만 믿고 제품 개발을 소홀히 한 것이 문제였다"고 지적했다.

신제품 출시도 늦어졌다. 소니에릭슨이 지난해 2월 스페인에서 열린 휴대폰 전시회에서 공개한 스마트폰 '엑스페리아'는 지난해 말 겨우 출시됐다. 통상 전시회 공개 후 2,3개월 안에 출시되는 점을 감안하면 엑스페리아의 출시 지연은 이례적이었다. 기술적 문제로 개발 기간이 오래 걸려 정식 제품 출시가 늦어진 것으로 보인다.

소니에릭슨 공중 분해되나

상황이 이렇다 보니 소니와 에릭슨의 결별설도 나온다. 에릭슨이 더 이상 소니의 브랜드 효과를 누릴 수 없다면 손을 뗄 가능성이 높다는 추측이다.

그러면 누가 소니와 손을 잡을 것인가. 휴대폰 사업의 특성상 1 더하기 1이 꼭 2가 되는 법은 없기 때문에 어느 업체든 소니에릭슨 지분 인수는 쉽지 않을 것으로 예측된다. 국내 업체 관계자는 "소니에릭슨이 강점을 갖고 있는 유럽시장에서 삼성전자, LG전자 모두 시장점유율이 빠르게 상승하고 있다"며 "소니에릭슨을 인수해 시장이 넓어지는 게 아니기 때문에 굳이 인수할 이유가 없다"고 강조했다.

따라서 소니에릭슨이 빠져나간 자리를 메울만한 후발 주자들에 대한 관심도 크다. 휴대폰 추세가 스마트폰으로 흐르는 점을 감안하면 무서운 성장세를 보이는 미국 애플, 캐나다 림과 대만 HTC 등이 꼽힌다.

최연진 기자 wolfpac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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