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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 게이트/ 구설수 휘말린 경남은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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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 게이트/ 구설수 휘말린 경남은행

입력
2009.04.17 00: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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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연차 태광실업 회장의 정관계 로비 의혹과 관련해 태광실업의 주거래 은행인 경남은행도 각종 구설수에 휘말리고 있다.

참여정부 시절 거침없는 사업 확장에 성공한 박 회장은 2006~2007년 경남은행으로부터 2년간 700억원을 대출받았다. 농협에서 인수한 휴켐스 운영을 위해 400억원, 정산CC 골프장 개발을 위해 300억원을 받았다. 경남은행이 지분구조상 사실상 국영은행에 가깝다는 점에서 당시 정권 실세들과 특수관계에 있던 박 회장이 '특혜 대출'을 받았다는 소문도 돌았지만, 경남은행 관계자는 "해당 기업의 재무구조를 살펴본 뒤 문제없다고 판단해 대출을 승인한 것"이라며 의혹을 부인했다.

태광실업 측은 지금까지 대출금에 대한 이자만 매달 납부하고 있을 뿐, 원금은 갚지 않은 상태다. 가능성은 희박하지만 만약 대출금이 일시 회수될 경우, 박 회장의 기업은 순식간에 위기에 처할 수 있다. 이 때문에 정치권에서는 "검찰이 대출금 문제로 박 회장을 압박하고 있는 게 아니냐"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2005년 박 회장이 경남은행의 1대 주주 자리를 꿈꾸며 인수를 시도했던 과정에 대해서도 의혹이 확산되고 있다. 비록 실패로 끝났지만, 청와대와 정부 고위 관계자들에게 광범위한 로비를 벌인 정황이 속속 드러나고 있는 것이다. 검찰은 최근 박창식(현 창원상의 회장) 전 경남은행 인수추진위원회 위원장을 소환 조사한 데 이어, 당시 로비를 주선해 준 것으로 알려진 정상문 전 청와대 총무비서관도 여러 차례 불러 조사하고 있다.

이와 관련, 박 전 위원장이 당시 은행 인수 시도과정을 상세히 담은 회고록을 최근 펴내 눈길을 끌고 있다. 그는 이 책에서 "2007년 초반 청와대를 방문했을 때 '경남출신의 비서관'을 통해 변양균 전 청와대 정책실장과 권오규 전 경제부총리 등을 접촉했지만 별 소득이 없었다"고 언급했다. 그가 말한 비서관은 다름아닌 정 전 비서관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정황은 검찰이 정 전 비서관과 노무현 전 대통령 측이 박 회장에게 받은 금품을 '포괄적 뇌물'로 판단하는 근거 중 하나가 되고 있다.

창원=이동렬 기자 dylee@hk.co.kr

권지윤 기자 legend8169@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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