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디스, S&P, 피치 등 3대 신용 평가사가 장악하고 있는 세계 신용 평가 시장에 일대 개혁이 이뤄질 전망이다. 신용평가사들은 서브프라임모기지(비우량주택담보대출) 위기를 불러온 모기지담보부증권(CDO) 등에 투자 적격 등급을 부여, 불공정한 평가로 금융위기를 불러왔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미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에 따르면 메리 샤피로 미 증권거래위원회(SEC) 위원장은 15일 워싱턴에서 열린 신용 평가 업무 개혁 토론회에서 "평가 업무의 공정성을 유도하기 위한 방안을 마련 중"이라며 "신용 평가사가 평가 의뢰 기업으로부터 수수료를 받는 현 비즈니스 모델이 타당한지를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현재 신용 평가사는 등급을 매기는 기업으로부터 받는 수수료가 주 수입원인데, 이런 구조적 특성 때문에 기업 평가가 후하게 나온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WSJ는 "신용 평가의 최종 소비자는 기업이 아니라 연기금, 자산운용사 같은 투자사"라며 "신용평가사가 투자 회사로부터 수수료를 받는 방안을 SEC가 대안으로 고려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나 이 신문은 "이 방안은 투자 회사로 비용이 전가돼 투자 위축을 초래할 수 있다"는 예상 부작용도 지적했다. 이런 맥락에서 투자 회사에 의해 운영되는 신용 평가사를 새로 설립해 기존 신용 평가사와 경쟁을 유도하는 방안도 논의되고 있다.
SEC는 최근 신용평가사가 기업의 증권 발행 업무를 하지 못하도록 하는 등 개선안을 시행했으나 보다 근본적인 개혁이 필요하다는 여론의 압력을 받아왔다.
현재 SEC는 3대 신용 평가사와 캐나다 도미니언 본드 레이팅 서비스(DBRS), AM베스트 등 5개 회사를 국가 공인 통계 평가 기관(NRSRO)으로 지정하고 있다. 투자 회사는 NRSRO에서 투자 등급을 받지 않은 채권이나 투자 상품에는 투자하지 않고 있다.
이민주 기자 mj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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