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사설] 이제 와서 특전사를 못 옮기겠다면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사설] 이제 와서 특전사를 못 옮기겠다면

입력
2009.04.17 00:54
0 0

경기 이천으로 특전사를 옮기기로 했던 국방부가 이전계획에 반발하고 나섰다. 뒤늦게 반발하는 것 자체가 이상하고, 그 논리도 요령부득이다.

2005년 '8ㆍ31 부동산 종합대책'의 하나로 확정된 송파신도시 계획은 건설예정지 안의 7개 군부대와 남성대 골프장 등을 이전토록 했다. 이에 따라 국방부는 2007년 부대별 이전 예정지를 발표했고, 특전사는 토지개발공사와 합의각서까지 체결했다. 그런데 국방부가 지난달 돌연 특전사와 남성대 골프장 이전 계획 재검토를 국토해양부에 요구했다.

국방부가 든 가장 큰 이유는 안보 상황 변화다. 북한 특수전 병력이 12만명에서 18만명으로 증강돼 즉응태세 정비가 긴요하고, 특전사와 유사시 헬기 이ㆍ착륙장으로 쓰일 골프장을 그대로 두어야 할 필요성이 커졌다고 강조했다. 북한의 특수전 병력 증강 추세가 새삼스러울 리 없고, 이전계획 수립과 함께 전술운용 변화까지 검토했으리라는 상식에 어긋난다.

시점도 공교롭다. 국방부는 지난해 10월 토공에 특전사 이전 공사 발주 중지를 요청했다. 골프장 이전 후보지로 인천 영종도가 부상, 주된 이용자인 예비역 장성들의 '장거리 이동' 불만이 쏟아지기 시작한 때다. 특전사 이전 불가 주장은 남성대 골프장을 그대로 두기 위한 장치에 불과하다는 소문이 돌 만하다.

더욱이 지난달 국토해양부에 이전 계획 재검토를 요청한 것은 정부가 '제2 롯데월드' 신축 허용 방침을 굳힌 무렵이다. 안전성 논란을 덜려고 서울공항 활주로를 송파신도시 쪽으로 약간 틀기로 한 후 온갖 관측이 뒤따랐다. 정부 결정에 대한 군의 불만, 송파신도시에 대한 고도제한 강화, 신도시 건설계획 축소 등의 관측이 무성했다. 국방부의 갑작스런 태도 변화는 이 모두를 억측으로 돌릴 수만은 없게 한다.

정책의 일관성이 흔들리는 것이 가장 큰 문제다. 이전 대상지의 토지보상이 70%나 이뤄진 마당에 이전 계획을 수정한다면, 정책에 대한 국민 신뢰가 설 자리가 없다. 국방부가 끝내 작은 이해에 매달린다면, 정부라도 나서서 확고한 정책의지를 국민에게 보여줘야 한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