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정세균 대표와 정동영 전 통일부 장관의 '전주 대회전'이 시작됐다.
정 대표를 비롯한 지도부는 4ㆍ29재보선 공식 선거운동이 시작된 16일 전주에 총출동, 정동영_신건 무소속 연대와의 전면전을 선포했다. 지도부는 'MB정부 심판'을 강조하면서도 현실화한 정_신 무소속 연대를 해당행위로 규정했다.
텃밭에서의 무소속 바람을 사전에 차단하겠다는 의도다. 정 장관도 첫 유세에서 민주당 지도부를 개혁 대상으로 규정, 현 지도부와 피할 수 없는 혈투를 예고했다.
당 지도부는 이날 오전 인천 부평을과 시흥의 선대위 출정식에 참석한 뒤 전주로 직행했다. 완산구 중화산동 민주당 전북도당위원회에서 열린 확대간부회의에서는 현 정부 비판과 함께 정_신 무소속 연대에 대한 성토가 잇따랐다.
정 대표는 "이번 선거를 통해 이명박 정권의 무능하고 잘못된 국정 운영을 심판하도록 전주 시민들이 도와달라"며 "민주당이 진정성을 갖고 MB정권과 제대로 싸워 MB악법 저지와 민주주의 수호, 경제 회생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며 지지를 호소했다.
정_신 무소속 연대에 대해선 "정치적 도의를 저버리는 것"이라며 "민주당이 싸울 대상은 MB정권인데 당을 흔들고 분열을 획책하는 것은 대의가 아닌 소의일 따름"이라고 비판했다.
비공개로 계속된 회의에서 정 전 장관의 유세에서 당을 전면 비판한 것에 대한 격앙된 반응이 쏟아졌다고 한다. 정 전 장관은 민주당 지도부 유세에 앞서 덕진구 덕진동 전북대 구 정문 앞에서 300여명의 지지자들에 둘러싸인 채 출정식을 가졌다.
이 자리에는 부인 민혜경씨도 참석, 시민들과 악수를 나누며 지지를 호소했다. 정 장관은 현 정부의 정책 실패에 화살을 겨누는 한편, 자신을 공천하지 않은 민주당 지도부에 대해서도 직격탄을 날렸다. 정 전 장관은 "경제와 남북 관계에 무능한 현 정부를 되돌리기 위해선 제1야당이 강해야 하고 야당 구실을 제대로 해야 한다"고 민주당을 공격했다.
특히 "MB정부를 심판하겠다는 이번 선거를 '정동영 죽이기' 선거로 만들어낸 민주당이야말로 바뀌어야 할 대상"이라고 지도부를 성토했다. 이어 열린 진북동 모래내시장 유세에서는 "일부 386 정치인들이 민주당 내에 철옹성을 쌓고 있다"며 "내가 다시 들어가서 민주당을 바꾸겠다"며 비판의 수위를 높였다.
신건 전 국가정보원장도 이날 효자동 전북도의회에서 열린 출마 기자회견을 통해 "전주가 민주당 내 친노, 386의 셋방이 될 수 없다"고 당 주류세력을 겨냥했다.
한편 정 대표와 정 전 장관은 진북동 모래내시장을 차례로 방문했으나 상대를 의식한 듯 마주치진 않았다. 그러나 저녁까지 상인들을 대상으로 유세를 열고 지지 경쟁을 벌였다.
시장 사거리에서는 민주당 김근식 후보의 유세차량과 무소속 정동영 후보의 유세차량이 마주보며 유세 경쟁을 벌이는 풍경이 연출됐다. 이 과정에서 늦게 도착한 정 대표의 지원 유세에 앞서 정 전 장관 운동원들과 김 후보의 운동원들이 서로 방송 볼륨을 높이며 신경전을 벌이기도 했다.
전주=김회경 기자 herme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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