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검 중수부에 소환돼 조사를 받고 있는 노무현 전 대통령의 아들 건호씨가 매우 조심스러운 태도로 검찰 조사에 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검찰 관계자는 16일 "건호씨가 고민하면서 신중하게 답변하느라 조사 진행이 상당히 느리다"며 "수사팀이 굉장히 답답해 한다"고 전했다. 또 "답변 하나하나에 상당히 설명을 많이 하는 편이지만 (검찰로서는) 이해가 안 가는 부분이 많다"며 건호씨 진술의 신빙성에 의구심을 내비치기도 했다.
검찰은 이날 건호씨를 세 번째 소환해 박연차 회장이 연철호씨에게 건넨 500만 달러의 일부가 투자된 '엘리쉬&파트너스'를 공동 운영했는지, 투자금이 미국을 거쳐 국내 회사 두 곳에 투자되는 과정에 개입했는지 조사했다. 또 박 회장이 노 전 대통령 측에 제공한 100만 달러의 사용처에 대해서도 추궁했다.
건호씨는 14일 두 번째 조사에서도 앞뒤가 안 맞거나 납득할 수 없는 진술로 일관하다가, "변호사와 상의해 추후 진술서를 정리해서 내겠다"고 했다고 검찰은 전했다. 그러나 건호씨는 막상 이날 진술서를 준비해오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건호씨가 수사 속도를 늦추거나 관련 사실을 숨기기 위해 지연작전을 펴는 것일 수도 있다고 보고 수사의 고삐를 죄고 있다.
이영창 기자 anti092@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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