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재일 중국인 여성작가가 일본 최고 권위의 문학상인 아쿠타가와(芥川)상을 받은 데 이어 이번에는 비한자(非漢字)문화권인 이란의 여성이 일본 유명 문학지 <문학계> 의 신인상 수상자로 선정됐다. 문학계>
일본 분게이??주(文藝春秋)사는 14일 제108회 <문학계> 신인상 수상작에 테헤란 출신의 시린 네자마피(29)씨의 단편소설 <하얀 종이> 를 선정했다고 발표했다. 하얀> 문학계>
9년 전 일본에 유학 와서 일본어를 배운 네자마피씨는 일본어나 일본문학을 전공한 문학도가 아니라 2006년 고베(神戶)대학 자연과학연구과 석사과정을 졸업한 뒤 현재 일본의 가전 대기업에서 시스템 엔지니어로 일하는 공학도 출신이라는 점도 이채롭다.
분게이??주사는 아쿠타가와상, 나오키(直木)상 등을 제정, 일본 문학계에서 '권력'으로 통한다. 월간지 <문학계> 의 신인상은 1955년에 제정돼 해마다 두 차례 수상자를 발표한다. 문학계>
네자마피씨의 수상작 <하얀 종이> 는 이란ㆍ이라크 전쟁 중 이라크 국경 근처 이란의 시골 마을을 무대로 10대 여학생의 풋내 나는 사랑을 그린 청춘 소설이다. 수상작과 심사평은 5월 7일 발행되는 <문학계> 6월 호에 게재된다. 문학계> 하얀>
앞서 네자마피씨는 일본에 체재 중인 아프가니스탄 난민들의 삶을 그린 <살렘> 이라는 소설로 2006년 유학생문학상을 받았다. 살렘>
그는 당시 이 상을 수상한 뒤 "통역 일을 하면서 만난 난민들의 삶을 소설로 쓰고 싶었지만 일본어가 능숙치 못하고 부족했다"며 "엉터리 일본어로 쓰긴 썼지만 부끄러워서 다른 사람에게 보여주지 못하다가 운 좋게도 대학 교수로부터 원고를 손봐줄 친구를 소개 받았다"며 힘든 창작 과정을 털어놓았다.
지난해 재일 중국인 여성 작가 양이(楊逸ㆍ44)씨가 아쿠타가와상을 수상했을 때 일본 언론들은 "시대가 '일본문학'에서 '일본어문학'으로 바뀌는 전환점에 있다"며 "일본문학사의 새로운 장이 열리는 일대 사건"이라며 평가했다.
도쿄=김범수 특파원 bs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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