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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능성적 첫 공개/ 都高農低 뚜렷…평준화 지역내 학교간 '수리' 최고 42점 격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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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능성적 첫 공개/ 都高農低 뚜렷…평준화 지역내 학교간 '수리' 최고 42점 격차

입력
2009.04.15 23: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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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5~2009학년 언어·수리·외국어 분석전국 학교간 영역별 점수차 최고 73점서울 전반적 중위권… 예상밖으로 부진사립·남녀 분리 고교가 성적 더 높게 나와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이 15일 발표한 대학수학능력시험 성적 분석 결과는 1993년 수능시험이 도입된 이후 수능 응시생 전원을 대상으로 성적에 영향을 미치는 다각적인 요인을 검토한 최초 시도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이번 조사를 통해 그동안 '설(說)'로만 나돌던 도시와 농촌 간 학력 격차, 학교유형에 따른 뚜렷한 향상도 차이가 수치로 확인됐다.

■ 성적 최우수 지역은 광주

이날 공개된 자료는 2005학년도부터 2009학년도까지 최근 5년간 수능 성적을 실측 분석한 내용이다. 우수 학력 수준을 가늠해볼 수 있는 수능 영역별 1~4등급(상위 40%) 학생 비율에서는 시ㆍ도별 격차가 최대 38.7% 포인트(2008학년도)까지 벌어졌다. 광주는 2008학년도 수리 '가' 영역에서 1~4등급 비율이 64.9%를 나타낸 반면, 전북은 26.2%에 그쳤다.

우수학생 비율이 가장 높은 지역은 광주였다. 광주는 5년간 대부분 영역에서 1~4등급 비율이 고르게 최상위권을 유지했다. 2007~2009학년도에는 수리 '가'ㆍ'나', 외국어(영어) 등 3개 영역에서 연속 1위를 차지했다. 제주는 언어영역 성적이 다른 지역을 압도했다.

반면 인천, 충남, 전북 지역은 1~4등급 비율이 상대적으로 낮게 나타났다. 인천은 외국어(3개학년도), 충남은 수리 '나'(4개학년도), 전북은 수리 '가'(5개학년도)에서 전국 최하위를 기록했다. 특히 충남은 하위권 학생 분포를 보여주는 7~9등급 비율에서도 5년간 최고 수치를 기록했다.

언어(10위ㆍ2009학년도 기준), 수리 '가'(4위), 수리 '나'(9위), 외국어(8위) 등 전반적으로 중위권에 이름을 올린 서울의 성적 결과는 예상을 빗나간 결과다. 이는 등급(9개)을 세분화하지 않고 상ㆍ중ㆍ하 3개 구간으로 묶은 조사 기준으로 인해 최우수 학생이 몰려있는 서울의 성적이 상대적으로 뒤쳐진 것으로 풀이된다.

■ 평준화 지역도 학력차 심각

전국 232개 지역 중 영역별 상위 20곳의 명단이 공개된 시ㆍ군ㆍ구 성적 결과 역시 도농(都農)간 학력 불균형이 입증됐다. 광역시를 포함한 시ㆍ구 지역의 상위권 랭크 횟수가 무려 85.5%에 달해 지역별 편중 현상이 심각했다. 5년간 모든 영역에서 단 한 차례라도 상위 20위 안에 포함된 지역도 65곳에 불과했다.

가장 우수한 성적을 나타낸 시ㆍ군ㆍ구는 부산 연제ㆍ해운대구, 대구 수성구, 경기 과천시 등으로 이들 지역은 3개 영역에서 5년 연속 상위 20위에 포진했다. 군 지역 가운데는 전남 장성과 경남 거창의 선전이 눈에 띈다. 특히 전남 장성군은 2005학년도 외국어, 2006학년도 수리 '가' 등 두 차례를 제외한 전 영역에서 1~4등급 비율 우수 지역에 빠짐없이 이름을 올렸다.

수능 응시생들 사이의 성적 차이를 알아보기 위한 표준점수 평균 조사(응시자 30명 이상)에서는 '시ㆍ도→시ㆍ군ㆍ구→학교'로 분석 단위가 세분화될수록 격차가 커지는 경향을 보였다.

시ㆍ도 단위에서는 영역별로 평균 6~14점, 시ㆍ군ㆍ구 간에는 33~56점, 학교 간에는 57~73점 차이가 났다. 고교 평준화 지역 내에서도 뚜렷한 학력차가 확인됐다. 2009학년도 평준화 지역의 학교간 표준점수는 언어 31.89점, 수리 '가' 42.21점, 수리 '나' 35.88점, 외국어 36.25점 등 평균 26~42점의 격차 분포를 나타냈다.

이밖에 서울, 충남, 전남, 제주 지역은 지난 5년간 전 영역에서 1~4등급 비율이 높아진 것으로 조사돼 교육 당국의 학력 신장 노력이 효과를 거둔 것으로 조사됐다. 시ㆍ군ㆍ구 단위에서는 전남 해남군이 수리 '가' 영역의 1~4등급 비율이 57.1%포인트나 뛰어올라 최고 향상도를 기록했다.

■ 학업성취도 평가와 닮은 꼴

학교 유형을 기준으로 보면 사립학교와 남녀 분리 학교의 성적이 더 높았다. 사립학교의 2009학년도 영역별 표준점수 평균은 101.75점으로 99.33점인 국ㆍ공립학교보다 높았고, 1~4등급 비율 역시 사립(38~44%)이 국ㆍ공립(36~39%)을 근소하게 제쳤다. 또 남녀공학은 전 영역에서 남학교 혹은 여학교에 비해 2~4점 가량 점수가 뒤졌다.

학업성취도 평가와 수능 성적 분포가 상당한 유사성을 보인 점도 눈여겨볼만하다. 국어(언어)의 경우 학업성취도 평가(보통이상 비율 기준)에서 성적이 가장 좋았던 제주, 광주 지역은 2009학년도 수능에서도 1~4등급 비율이 나란히 1,2위를 차지했다.

김성열 한국교육과정평가원장은 "이번 연구를 통해 지역과 학교에 따라 성적 격차가 분명히 존재한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었다"며 "향후 성적에 영향을 미치는 사회ㆍ경제적 지표 등 다양한 배경 변인을 분석해 학력차를 해소하는 데 정책의 초점을 맞춰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이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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