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권자가 7억1,400만명에 이르고, 후보자를 낸 정당만도 1,000개가 넘는 지구촌 최대 선거 행사인 인도 총선이 16일부터 한 달 일정의 대장정에 돌입한다.
16일에는 가장 인구가 많은 우타르프라데시주를 비롯한 17개 주 124개 선거구에서 1차 투표가 실시된다. 이어 23일, 30일 그리고 내달 7일과 13일 등 모두 다섯 차례의 투표를 통해 하원의원 543명을 뽑는다. 총선 투표소 운영 등에 사용되는 직접 선거비용만 1,000억루피(2조6,000억원)에 이른다. 서방 언론들은 중국이 직접선거를 하지 않기 때문에 인도 총선을 세계 최대의 민주 선거로 부른다.
총선의 최대 관심사는 1세기 이상 인도 정계를 좌우해온 '네루-간디' 가문 후보의 당선과 집권여당의 과반수 획득 여부이다. 16일 투표에서 여당인 인도 국민회의당 총수이자 라지브 간디 전 총리의 부인인 소냐 간디(63)가 3선에 도전한다. 소냐의 아들로 차기 총리 1순위인 라훌 간디(39)의 재선 여부도 판가름 난다. 여당 사무총장인 라훌은 올초까지만 해도 총리 후보로 거명됐지만 젊은 나이를 감안해 총리 출마를 다음으로 미뤘다.
라훌의 누이동생 프리얀카(37)도 가족과 국민회의당의 선거운동을 도우며 사실상 정치 활동을 시작했다. 국민회의당은 여론조사 결과 단독으로 과반수 확보가 어려울 것으로 보여 좌파 정당들과의 연정을 통해 만모한 싱(76) 현 총리의 연임을 실현시킨다는 목표를 정했다.
라훌의 사촌인 바룬 간디(29)는 제1야당 인도국민당(BJP)에 입당해 주목을 받고 있다. 힌두민족주의 색채의 BJP는 극단적인 힌두지상주의를 내세우고 있지만 뭄바이 테러 등 잇따른 종교갈등으로 만만치 않은 지지를 얻고 있다. 바룬은 이슬람에 대한 적대적 발언으로 수감되는가 하면 암살 위협도 받고 있다.
총선의 최대 변수는 선거에 무관심했던 도시 엘리트 층의 향배이다. 뉴욕타임스는 지난해 11월 뭄바이 테러를 계기로 부유한 금융계 인사와 기업인 등이 치안문제 해결과 국경수비 강화 등 안보문제를 공약으로 내걸고 무소속 출마하고 있다고 14일 전했다. 이들은 인도 국회의원 상당수가 전과가 있다는 사실을 문제 삼으며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선거를 앞두고 테러 우려도 커지고 있다. 힌두교와 이슬람교간 갈등이 첨예한 카슈미르와, 분리주의 단체의 테러가 잦은 동부 아삼지역 등이 우려지역으로 꼽힌다. 최근에는 탈레반 잠입설까지 돌아 인도 정부가 군경 200만명을 투표소에 배치했다. 총선을 하루 앞둔 15일 동부 자르칸드주에서는 공산반군과 보안군간 충돌이 빚어져 7명이 숨졌다고 AFP통신이 전했다.
강철원 기자 stro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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