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불황에도 불구하고 일본의 디지털 TV 판매량은 계속 증가세였다. 2011년 7월 전면 디지털방송 실시를 앞두고 있는데다 판매 부진을 우려한 가전업체들이 가격을 인하했기 때문이다. 올해 들어 3월까지 판매량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0% 정도 늘었다.
하지만 이 시장에 이변이 일어났다. 일본 정부의 경제대책이 확정된 지난 주(6~12일) 가전양판점의 액정 TV 판매대수는 지난해 동기 대비 16.5%가 줄었다고 도쿄(東京)신문이 보도했다.
소비위축을 부른 장본인은 10일 일본 정부가 발표한 '경제위기대책'에 포함된 '에코포인트'다. 절전형 가전제품을 구입하면 구매가의 최대 10~13%를 보전해주거나 깎아주는 이 제도의 실시를 앞두고 일시적으로 소비가 위축된 것이다.
에코포인트 부여 대상은 절전 '그린 가전' 중 냉장고, 에어컨, 디지털방송수신용 TV. 이들 제품을 구매할 경우 구매가의 10%에 상당하는 에코포인트로 받을 수 있다. 또한 기존 가전제품을 재활용품으로 내놓을 경우 3% 포인트가 추가돼 결국 최대 포인트는 13%가 된다.
하지만 무조건 구매가의 13%를 보장하는 것은 아니다. TV의 경우 구매가 30만엔이 상한이어서 최대 포인트는 3만9,000엔이다.
에코포인트제는 여름 보너스가 나오는 7월께부터 시행될 것으로 보이는데 일본 정부는 에코포인트를 활용해 2007년 2,200만대이던 가전 3종의 판매량을 올해 3,000만대로 늘린다는 목표다.
도쿄=김범수 특파원 bskim@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