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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과 마음/ 성장 훼방꾼 성조숙증… "아직 어린데…" 방심 N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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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과 마음/ 성장 훼방꾼 성조숙증… "아직 어린데…" 방심 NO!

입력
2009.04.15 23: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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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부 이모(36)씨는 어느 날 초등학교 2학년생인 딸이 초경을 시작해 당황했다.

사춘기는 1990년대만 하더라도 중학교 1, 2학년 때 찾아왔다. 2000년대 초에는 초등학교 5, 6학년으로 내려가더니 이제는 초등학교 저학년 아이에게 찾아올 정도로 빨라졌다.

■ 성조숙증되면 성장판 일찍 닫혀

성조숙증은 유방과 음모가 생기고, 고환과 음경이 커지고, 몽정을 하는 등 2차 성징이 여자아이는 만 8세 이전에, 남자아이는 만 9세 이전에 생기는 것을 말한다. 일반적으로 사춘기는 10~13세에 나타난다.

성조숙증 아이들은 그만큼 성장판이 빨리 닫혀 일찍 성장이 멈춘다. 치료를 하지 않을 경우 어른이 됐을 때 키가 여자는 150㎝, 남자는 160㎝ 안팎에 머무를 수 있다.

성조숙증이 늘어나는 것은 아이들이 서구화된 식생활과 지방 섭취가 늘어나고, TV와 인터넷에서 선정적 자극을 접하며, 각종 환경호르몬에 노출되기 때문이다. 지방 함량이 높은 음식을 피하고 바나나, 두부, 아몬드 등 성호르몬을 억제하는 성분이 들어있는 음식을 섭취한다.

남자 아이들은 2차 성징이 빨리 찾아오면 부모 역할이 중요하다. 어린 나이에 신체 변화를 겪으면 친구보다 부모에게 의지하기 때문이다. 남자 아이들은 2차 성징이 빠르게 찾아오면 또래 친구보다 기운에 세져 운동을 잘하고 리더 역할을 하는 반면 정체성 혼란을 겪는다. 이럴 때는 가족 내 특정역할을 준다.

서울성모병원 정신과 이수정 교수는 "'아빠가 출장간 동안 네가 집안의 주인이니 잘 지켜라'라는 등 존재감을 인정하면 혼란을 덜 겪는다"고 말했다. 방학 때 캠핑, 봉사활동으로 정체성을 심어 주는 것도 좋다.

여자 아이들은 신체적으로 조숙하면 심리적으로 위축된다. 초경을 하면 예쁜 선물로 축하해주고 자연스러운 성장 과정임을 강조해 안심시킨다. 또 오빠나 남동생과 방을 따로 쓰도록 배려한다. 신체적 변화를 의식해 자녀와 스킨십을 피하는 부모가 있는데 이런 행동은 오히려 자녀에게 상처를 줄 수 있다.

■ 성호르몬 분비 억제제 효과

성조숙증은 성호르몬 분비와 관련된 부위가 문제 생긴 경우(가성 성조숙증)와 사춘기 나이대보다 성호르몬이 일찍 지속적으로 분비되는 것(중추성 성조숙증)으로 나뉜다.

가성 성조숙증은 뇌종양, 난소ㆍ고환 종양, 부신피질 호르몬 분비 장애 등 특정 신체 기관에 발생하는 질환으로 생긴다. 중추성 성조숙증은 성호르몬이 일찍 분비돼 조기에 사춘기가 되는 것을 말한다. 남자아이는 고환이 커지고 이후 음모가 생기며, 키가 빨리 자라고 여드름이 나타난다. 여자아이는 유방이 생기면서 키가 빨리 자라고, 음모와 여드름이 생긴다.

이런 증상이 나타난다고 해서 모두 치료할 필요는 없다. 전문의와 상담해 어른이 돼 키가 작을 것으로 예상되거나, 심리적 문제를 일으킬 가능성이 있으면 치료한다. 키는 손과 손목에 있는 20개의 뼈를 조사해 뼈나이를 결정하는데 실제 나이와 키를 함께 이용하면 어른이 됐을 때 키를 예측할 수 있다.

치료로는 성호르몬 분비 억제제(성선 자극 호르몬 분비호르몬 유사체)가 있다. 이 약은 28일 간격으로 피하나 근육에 주사한다. 치료 후 키 크는 속도가 줄고, 여자아이는 유방이 작아지고 생리가 없어질 수 있다. 남자아이는 고환이 작아지고 음경발기나 자위행위, 공격적인 행동이 줄어든다.

성호르몬 분비 억제제로는 애보트의 루크린, CJ의 루프린, 대웅제약의 루피어, 동국제약ㆍ한미약품의 로렐린 등 류프로렐린 제제와 페링의 데카펩틸 등 트립토렐린 제제 등이 있다.

류프로렐린 제제는 뇌의 성선 자극 호르몬 방출호르몬 수용체 기능을 약화시켜 성선 자극 호르몬 분비를 억제한다. 특히 루크린은 류프로렐린 제제의 오리지널약으로 20년 이상 처방돼 효과가 높고 안전하다.

트립토렐린 제제는 류프로렐린 제제보다 값이 싸지만 주사바늘이 두꺼워 순응도가 떨어진다.

성호르몬 분비 억제제는 안면홍조, 땀, 골밀도 감소, 몸무게 증가 등이 나타날 수 있다. 또 성조숙증 치료를 받다가 키 크는 속도가 너무 느려지면 키가 많이 자라지 않을 수 있으므로 전문의와 상담해 성장 호르몬을 함께 투여해야 한다.

권대익 기자 dkwon@hk.co.kr

일러스트=김경진기자 jinji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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