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이 검찰의 '박연차 수사'를 재보선에 활용하는 데 신중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번 사건을 '노무현 게이트'로 규정하며 재보선 호재로 적극 활용할 듯 하던 때와는 달라진 태도다.
김정권 원내대변인은 14일 "당 지도부는 노무현 게이트를 4ㆍ29 재보선에 활용하지 않겠다는 생각도 갖고 있다"고 말했다. 길게 보면 정치발전에 도움이 되지 않을 것으로 판단했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하지만 당 안팎에선 노 전 대통령에 대한 검찰 수사가 '양날의 칼'이 될 수 있기 때문이라는 얘기도 분분하다. 노 전 대통령이 혐의를 완강하게 부인하고 있고, 검찰이 실체적 진실을 밝혀내지 못할 경우 사태가 어떻게 전개될 지 예측하기 어렵다는 점에서다.
참여정부에 대한 표적사정론이 확산되면서 상대방 지지층 결집의 계기가 될 수 있다는 우려도 있고, 박연차 회장 구명 로비 의혹에 여권 실세가 연루됐다는 소문이 사실로 드러날 경우를 대비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홍준표 원내대표는 이날 "노무현 게이트에 대한 TV 토론에 참여하지 않겠다는 게 당의 방침"이라고 강조했다. 외견상 야당의 정쟁화를 봉쇄하겠다는 것이지만, 이번 사건이 과도하게 부각될 경우 얻을 게 많지 않을 것이란 생각도 담겨 있는 듯하다.
양정대 기자 torc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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