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느 때와 다름없는 평범한 홈런포였지만, 관중석의 팬들은 진심어린 기립 박수를 보냈다. 홈런의 주인공이 전날까지 339홈런을 친 '기록 제조기' 양준혁(40ㆍ삼성)이었기 때문이다.
지난해까지 16년 동안 15년 연속 두 자릿수 홈런, 16년 연속 세 자릿수 안타 등 숱한 기록을 쏟아냈던 양준혁. 양준혁이 개인통산 340홈런으로 역대 최다홈런 타이기록을 수립, '홈런왕' 장종훈(한화 타격코치)과 어깨를 나란히 했다.
14일 대구 한화전에 3번 지명타자로 선발 출전한 양준혁은 어스름이 채 깔리기도 전인 첫 타석에서 역사에 남을 홈런을 뿜었다. 1회말 2사 후 볼카운트 2-2에서 상대 선발 우완 안영명의 5구째 시속 140㎞짜리 가운데 낮은 직구를 통타, 우월 1점 홈런(비거리 120m)을 쏘아올린 것. 1993년 데뷔 후 1,997경기, 6,960타수 만에 밟은 340홈런 고지다.
'만세 타법'으로 타구를 날린 뒤 홈런을 확인한 양준혁은 애써 감격을 감추며 베이스를 돌았다. 양준혁이 홈을 밟을 때까지 대구팬들은 관중석을 박차고 일어서 한 목소리로 "양준혁"을 연호했다.
신기록까지 남은 홈런은 단 1개. 지난해 부상 여파로 8홈런에 그치면서 대기록을 올시즌으로 미룬 양준혁이지만, 시즌 초반부터 홈런포를 가동하면서 신기록 달성이 가까웠음을 예고했다. 역대 3위가 328홈런을 친 심정수(전 삼성), 4위가 일본에서 선수 생활을 끝내겠다고 선언한 이승엽(요미우리ㆍ324개)인 만큼 양준혁은 당분간 기록의 주인공으로 남을 전망이다. 메이저리그 홈런 기록은 배리 본즈(전 샌프란시스코)의 762개, 일본은 오 사다하루(전 소프트뱅크 감독)의 868개다.
양준혁은 첫 타석 홈런 이후 투수 앞 땅볼, 중견수 플라이, 볼넷을 기록, 3타수 1안타(1홈런) 1타점 2득점으로 경기를 마쳤다. 경기에서는 이범호의 3점 홈런(3호)을 앞세운 한화가 7-5로 이겼다.
잠실에서는 히어로즈가 두산을 2-1로 물리치고 3연패에서 벗어났다. 선발 이현승이 7이닝 7피안타 6탈삼진 무실점으로 잘 던졌고, 황재균이 1회 결승 1점 홈런(3호)을 쳤다.
부산에서는 KIA가 선발 구톰슨의 8과3분의2이닝 6피안타 7탈삼진 무실점 역투와 신인 안치홍의 1점 홈런 포함 2안타 맹타를 앞세워 롯데를 4-0으로 꺾고 시즌 첫 2연승을 달렸다. LG는 인천에서 SK에 7-3 역전승을 거뒀다.
성환희 기자
부산=양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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