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의 소환 조사가 임박한 상황에서 노무현 전 대통령측은 박연차 태광실업 회장의 진술이 특수 사정에 의한 '거짓말'임을 부각시키는 쪽으로 방향을 잡았다. 노 전 대통령 본인이 먼저 칼을 뽑았다.
노 전 대통령은 12일 자신의 홈페이지에 올린 글에서 "박 회장이 사실과 다른 이야기를 하지 않을 수 없는 무슨 특별한 사정을 밝혀야 하는 부담을 져야 할 것"이라고 말함으로써 박 회장 진술의 신빙성에 강한 의문을 제기했다.
이 같은 발언에는 검찰이 압박이나 모종의 거래를 통해 얻어낸 박 회장 진술에 의존해 수사를 진행하고 있으나 그 진술을 입증할만한 증거를 확보하지 못했다는 판단에 입각하고 있다는 해석이 뒤따랐다.
노 전 대통령은 홈페이지를 통해 내부 논의를 거친'충분히 검토되고 조율된'대검찰 공세를 벌이고 있으며 이러한 작전은 소환 조사를 전후해 계속 구사될 것이라는 예상도 나온다. 노 전 대통령은 박 회장과의 대질까지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노 전 대통령의 최측근으로 꼽히는 민주당 안희정 최고위원은 14일 검찰 조사와 관련,"백화점 상품권은 박 전 회장으로부터 직접 받았는데 검찰은 정상문 전 청와대 총무비서관을 통해 받은 것으로 알고 있더라"고 말했다.
여기에는 놀라운 기억력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박 회장이 실제로는 그렇지 않거나 '특수한 이유'때문에 진술을 만들어 내고 있다는 의심이 담겨 있다. 안 최고위원은 "박 회장이 어려운 생활에 보태라고 준 상품권을 받은 시기와 장소, 정황까지 있는 대로 모두 검찰에서 밝혔다"며 "박 회장과 대질해도 좋다고 말했다"고 덧붙였다.
안 최고위원은 이와 함께 홈페이지를 통해 강금원 창신섬유 회장으로부터 10억원의 불법자금을 받았다는 보도와 관련, "검찰과 언론의 무책임한 행위가 즉각 중단되길 바란다"고 촉구하기도 했다.
고태성 기자 tsg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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