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대 사업가가 모교 후배들의 등록금 걱정을 덜어 주기 위해 거액의 장학금을 내놓아 화제가 되고 있다. 화제의 주인공은 이성희(67) 현마산업 회장.
15일 한국외대에 따르면 이씨는 지난 10일 모교를 방문 30억원의 장학금을 기부하기로 약정하고, 이 중 1억원을 현금으로 기탁했다.
1964년 이 대학 정치외교학과에 입학한 이씨는 1972년 한국 최초의 쌀통 제작회사 '부신'을 세워 한 때 국내 쌀통 시장을 휩쓴 것으로 유명하다. 이씨는 이를 바탕으로 삼우무역과 삼우제약을 이끌며 기업 경영에 헌신해 왔다.
2002년부터는 서울 종로에 부동산 관련 업체인 현마산업을 설립, 왕성한 활동을 계속하고 있는 이씨는 옛 소련영역내 고려인 후원 사업에도 관심을 두고 카자흐스탄 현지 대학에 한국어 강좌 개설을 도와 고려인들이 우리말을 배울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하지만 이런 이씨도 대학시절인 1964년 한일국교수립 반대 투쟁에 주도적으로 참여했다는 이유로 제적돼 졸업장을 받지 못했다. 그러나 이런 아픔에도 이씨는 끊임없는 노력으로 성공한 기업인이 됐으며 성공의 대가를 사회와 이웃에 환원하는 존경 받는 사람이 됐다.
이씨는 10일 있었던 약정식에서 "장학금을 받는 후배들이 글로벌 인재로 성장해 국가에 기여하는 인물이 됐으면 한다"며 "이번 일을 계기로 모든 한국외대 학생들이 학비 걱정 없이 학교에 다닐 수 있도록 장학금 모금 운동이 활성화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한국외대 관계자는 "이 회장은 이전에도 학교발전기금을 1억3,000만원 기탁했으며, 이번에 추가로 30억원을 약정하는 것으로 우리대학 발전기금 모금 이래 기업 및 개인이 약정한 금액 중 최고액"이라고 밝혔다. 한국외대는 이씨의 아호인 '현마(玄馬)'를 딴 장학기금을 만들어 매년 입학하는 신입생 중 선발해 4년간 등록금 전액을 지원할 계획이다.
김성환 기자 bluebird@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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