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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국 반정부 시위대 자진해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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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국 반정부 시위대 자진해산

입력
2009.04.15 23: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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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혈충돌로 치닫던 태국 시위가 14일 정부청사 주변을 봉쇄했던 반정부 시위대의 자진해산으로 일단 수습 국면으로 접어들었다. 하지만 시위대 해산은 사실상 정부의 강제 진압에 굴복한 것이어서 갈등의 불씨는 여전히 남아 있는 것으로 보인다. 아피싯 웨차치와 태국 총리도 보안군이 방콕 일대의 치안을 완전히 장악할 때까지 비상사태를 풀지 않겠다고 밝혔다.

이날 정부청사 주변에서 시위를 벌이던 탁신 친나왓 전 총리를 지지하는 독재저항 민주주의 연합전선(UDD) 시위대 2,000여명은 UDD 지도부의 지시에 따라 정부에서 제공한 버스 60여대에 나눠 타고 시위 현장을 떠났다고 AFP통신 등 외신이 전했다.

UDD 핵심 지도자 비라 무시가퐁은 "자진 해산이 UDD의 패배를 뜻하는 것이 아니며 시위대를 보호하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일부 시위 참가자는 영국 BBC방송에 "우리가 바라던 정의를 찾지 못해 비통하지만, 위험 때문에 계속 시위현장에 남아있을 수 없었다"고 말했다.

비라는 시위대 해산 후 또 다른 UDD 지도자이자 탁신 친나왓 전 태국 총리 집권하던 시절 정부 대변인을 맡았던 나타윳 사이쿠아와 함께 이번 사태의 책임을 지고 경찰에 자진 출두했다. 이들은 아피싯 태국총리와 현 정부를 불법으로 규정하고 의회해산 및 조기 총선을 요구하며 20일째 농성을 벌여왔다.

앞서 UDD가 이끄는 반정부 시위대 수 천명은 시내 주요도로의 길목 20여 곳에서 버스 등으로 차단벽을 쌓고 격렬한 저항을 벌였으나 13일 오후를 고비로 태국 군경에게 정부청사 주변 농성장을 제외한 대부분이 진압됐다. 아피싯 총리는 이날 국영 TV 연설을 통해 "시위 진압작전이 거의 완료됐다"면서 "정부는 인명피해를 막기 위해 시위대와 협상을 벌이는 등 온건책을 유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렇지만 태국 정국의 불안이 완전히 가신 것은 아니다. 이번 시위의 원인이 경제 발전으로 민주 의식이 성장한 서민층과 집권 엘리트층 간 대립이기 때문에 이 같은 충돌 가능성은 늘 내재돼 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14일 "이번 시위의 원인은 권력뿐 아니라 돈과 특권의 배분에 관한 것이었고 탁신은 이를 적절히 이용했다"며 "내재된 갈등 원인인 도시 엘리트 계층과 농촌 및 도시 빈민층의 소득격차를 줄이지 않는 한 이들의 충돌은 언제든 재발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박관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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