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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화점이 다시 뛴다/〈상〉차별화가 살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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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화점이 다시 뛴다/〈상〉차별화가 살 길

입력
2009.04.15 23: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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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화점 업계도 글로벌 불황에서 자유로울 수는 없다. 일본에서는 전통의 이세탄백화점이 미츠코시와 합병하는 등 생존을 위한 합종연횡이 성행하고, 루이비통그룹이 소유한 프랑스의 사마리탄백화점이 경영난을 견디지 못해 최근 문을 닫았다. 그런데 유독 국내 백화점들은 선전하고 있다. 환율 효과 덕도 있지만, 근본적으론 체질 개선에 성공했다는 평가다. '유통의 꽃'으로 다시 뛰고 있는 국내 백화점업계 현황을 두 차례에 걸쳐 소개한다.

롯데백화점 GF(Global Fashion)사업부 김민아 계장은 지난해 이탈리아 밀라노사무소로 부임하는 날, 사업본부장에게서 "최소 7년간은 들어올 생각 말라"는 소리를 들었다. 결혼도 이탈리아 남자와 하든지, 현지 교포와 하라는 소리가 나왔을 때만 해도 우스개려니 했다. 그러나 밀라노에서 브랜드 개발 등의 업무를 시작하면서 그 말이 실언이 아니었음을 실감했다. 한 달이면 수백건의 패션브랜드 관련 정보가 그녀 손을 거쳐 본사 GF사업부를 통해 롯데백화점의 MD들에게 전송되고 차별화 상품 개발로 이어진다.

백화점들이 해외 직소싱을 통한 상품 차별화에 총력전을 펴고 있다. 간판만 떼면 '그 나물에 그 밥'인 천편일률적 상품 구성으로는 급변하는 유통환경에서 살아남을 수 없다는 판단에서다.

현재 롯데백화점이 해외 직소싱 개념 아래 도입한 브랜드는 모두 8개. 이 중 영캐주얼인 타스타스는 일본 마루이백화점의 PB상품을 직수입 판매하는 것으로, 매출 100억원대의 효자 브랜드다. 대중적인 럭셔리 브랜드로 인기있는 이탈리아 가방 브랜드 훌라도 올해 60억원을 넘어서며 손익분기점을 넘길 것으로 전망된다.

유통업체이지만 일반 패션업체처럼 브랜드 개발 작업에 나설 수 있었던 것은 2005년 출범한 GF사업본부의 경험 축적에서 비롯된다. 정동혁 GF사업본부 이사는 "일본 이세탄백화점의 직매입 비율이 20%에 달하고 미국 블루밍데일백화점은 80%를 넘는다"면서 "백화점이 살 길은 상품 차별화이고, 이를 위해서는 기존 브랜드를 입점시켜 매출 수수료를 떼는 임대사업에서 벗어나 재고 부담을 안더라도 직매입을 통해 효과적인 브랜드 관리를 할 수 있는 내부 역량 개발이 급선무"라고 말했다.

롯데백화점은 지난달 17일 강남점에 니트와 바지 전문 편집매장 'Knit&Knot'를 오픈, 직소싱 범위를 해외뿐 아니라 국내로도 넓혔다. 지난해 8월 경쟁사와 차별화된 상품개발을 목표로 신설된 자주MD파트에서 만든 첫 차별화 매장이다. '편집매장은 곧 수입 럭셔리 매장'이라는 선입견을 없애기 위해 직장 여성들이 필요로 하는 기본 제품들 위주로 매장을 꾸몄다.

신세계백화점은 충무로 본점 본관이 재개관한 2005년 말부터 편집매장 확대에 나서 트리니티, 분더샵, 슈컬렉션, 핸드백컬렉션, 스카프 컬렉션 등 20개의 편집매장을 운영하고 있고, 이 중 해외 직소싱을 통해 선보이는 자주편집 매장은 11개에 달한다. 이들 브랜드를 좌우하는 것은 2007년 12월 구성된 선진MD팀. 여성 남성 잡화 생활 식품 등 5개 카테고리에 20명의 바이어로 구성된 선진MD팀은 미국과 유럽을 휘저으며 상품 개발에 열을 올리고 있다.

현대는 해외 직소싱 사무소를 따로 두고 있지 않지만 알짜 브랜드사업을 하고 있다. 할리우드 스타들이 많이 입는 것으로 알려진 쥬시꾸띄르와 프랑스의 모녀브랜드로 유명한 꼼뜨와데꼬또니, 이탈리아의 아뉴나와 레코팽 등 4개 브랜드를 직수입 판매한다. 특히 올해 자라나 H&M과 같은 유럽계 SPA형 브랜드를 직수입하는 것도 고려 중이다.

갤러리아는 명품전문 백화점이라는 포지셔닝에 맞춰 2007년 밀라노에 아예 지사를 설립하고 글로벌 패션비즈니스의 전초기지로 삼고 있다. 가재학 부장은 "해외 직소싱 제품은 전담인력 확보 및 재고 부담이 높긴 하지만, 우리 백화점 만의 특성을 보여줄 수 있는 기회라는 점에서 갈수록 중요성이 더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성희 기자 summe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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