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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신도 있는 조선 벽화묘 첫 발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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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신도 있는 조선 벽화묘 첫 발견

입력
2009.04.15 23: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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벽화가 그려진 조선시대 무덤이 강원 원주시에서 발견됐다. 국립중원문화재연구소는 "지난해 교하 노씨 문중이 원주시 동화리의 충정공 노회신(1415~1456) 묘를 충남 청양군으로 이장하다 석실 안에서 벽화를 발견했다는 제보를 받고 현장조사를 벌였으며, 16일부터 정밀조사에 착수한다"고 15일 밝혔다.

조선시대의 벽화묘(벽화가 그려져 있는 무덤)가 발견된 것은 2000년 9월 경남 밀양시 고법리의 박익(朴翊) 묘 이후 두 번째다. 특히 노회신 묘에는 박익 묘에서는 나타나지 않았던 사신도(四神圖)가 그려져 있어 삼국시대부터 유행한 사신도가 조선시대까지 계승됐음을 보여주고 있다.

벽화묘는 고구려 고분을 위주로 삼국시대부터 꾸준히 나타나고 있지만, 남한에서 지금껏 확인된 벽화묘는 이번 노회신 묘를 포함해 11기에 불과하다. 왕족이나 고위관료 등 지체 높은 인물의 묘를 꾸밀 때 벽화를 채택했다고 짐작될 뿐 정확하게 어떤 경우에 벽화를 그렸는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노회신 묘는 1456년(세조 2년)에 조성된 조선 초기 무덤이다. 방형(方形) 봉분 내에 횡구식(橫口式) 석실(石室) 두 개를 잇대어 배치한 구조로, 화강암제 대형 판석을 이용한 석실 내부 벽면과 천장에 먹과 붉은색 안료로 그린 사신도와 인물도(人物圖), 성좌도(星座圖)가 남아있다.

벽화의 구성은 묘주가 안치된 북쪽 석실과 매장 흔적이 없는 남쪽 석실이 서로 달랐다. 두 석실에는 각각 천장에 성좌도, 네 벽면에 사신도가 그려져 있는데, 북쪽 석실에만 네 벽면 하단을 둘러가며 12구의 인물상이 그려져 있다.

인물상은 12지신상(十二支神像)을 의미하는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벽화의 구성은 묘 축조 당시 성좌도와 사신도를 미리 그려놓고, 묘주를 매장할 때 인물상을 추가했기 때문으로 추정된다. 또 남쪽 석실의 사신도 중 백호(白虎)는 다소 익살스런 표정을 하고 있어 조선 민화의 호랑이 그림을 연상시킨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국립중원문화재연구소는 "노회신 묘의 벽화는 조선시대 전기의 회화사, 복식사, 민속학 연구에 귀중한 자료로 평가된다"면서 "정밀 발굴조사하고 보존처리를 병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김지원 기자 eddi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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