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귀국 후 조용한 행보를 해 온 이재오 전 한나라당 의원이 17일 박희태 한나라당 대표와 조찬 회동을 갖는다. 이 전 의원이 귀국 후 유력 정치인과 공개적 만남을 가지는 것은 처음이다.
이 전 의원 측은 박 대표와의 만남을 '귀국 인사' 차원이라고 설명했다. 한 측근은 15일 "당의 어른에게 전화통화만 하고 정식 인사를 못했기 때문에 인사차 식사를 한번 하는 것"이라며 "정치인과의 만남을 본격화하는 것은 전혀 아니다"고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애초 9일 귀국 인사를 하기로 했다가 당시 박 대표의 지방 방문 때문에 일정을 다시 잡은 것이다. 이 전 의원이 최근 "당분간 한강 다리를 건너지 않겠다"며 정치권과 거리두기를 강조한 만큼 장소는 여의도 이외 지역이 될 것으로 알려졌다.
이 전 의원은 귀국 직후 이명박 대통령이나 박 대표, 이상득 의원 등과의 만남에 대해 "대통령이나 당의 어른들에게 귀국 인사는 한번 해야 할 것"이라고 말한 적이 있다.
이 전 의원은 또 16일엔 자신의 모교인 중앙대 국제대학원 객원교수로 위촉된다. 이 전 의원은 중앙대 측으로부터 사무실을 제공받으며, 5월께부터 통일한국과 한반도의 미래 등의 주제로 한 달에 2, 3차례 특강도 할 계획이다. 귀국 후 첫 '공식직함'을 갖고 활동하게 된 셈이다.
이를 두고 이 전 의원이 정치 활동을 위해 조금씩 몸을 푸는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하지만 이 전 의원 측은 "박 대표와 만나는 것은 단순 귀국 인사며 특강도 본인이 미국에서 연구한 내용을 중심으로 할 계획이어서 정치와는 상관 없다"며 "아직 정치 행보를 위한 준비를 할 때가 아니다"고 선을 그었다.
정녹용 기자 ltree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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