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당한 세금에 대한 저항인 '보스턴 티파티'(보스턴 차 사건)를 계기로 태어난 미국에서 200여년만에 다시 광범위한 납세 저항운동인 '현대판 티파티'가 확산되고 있다.
유에스에이(USA) 투데이는 연방 소득세 환급신고 마감일인 15일을 맞아 미국 정부의 막대한 경기부양 정책에 반대하는 납세자들이 전국 500여개 도시에서 동시 다발적인 시민 불복종운동을 전개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들의 목표는 막대한 정부 지출을 저지하기 위해 의회에 압력을 넣고, 주정부들이 연방 경기부양자금을 거부하도록 하는 것이다.
이 운동 지지자들은 7,870억달러 규모의 경기부양책과 이로 발생할 재정적자에 반대한다. 또 부실 모기지에 대한 정부의 지원 방침이 성실하게 모기지를 갚아온 이들에 실망시키고, 성실한 납세자들의 돈을 낭비하는 것이라고 비판한다. 금융사의 부실자산 매입 역시 '실패자에 대한 보상'이라는 게 이들의 주장이다.
이 운동은 2월 CNBC 뉴스진행자 릭 산텔리가 방송에서 주택을 차압당한 이들을 위해 750억달러를 투입키로 한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결정에 대해 "분수에 넘치는 주택을 구입했던 이웃의 모기지를 우리가 대신 갚아줄 수는 없다"며 "다시 한번 보스턴 티파티 사건을 벌일 때"라고 언급하면서 촉발됐다.
보스턴 티파티는 영국의 지나친 세금 징수에 반발한 미국 식민지 주민들이 인디언으로 위장해 1773년 12월16일 보스턴 항에 정박한 배에 실려 있던 차(茶) 상자를 바다에 버린 사건으로 미국 독립전쟁의 불씨가 됐다.
정영오 기자 young5@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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