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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미 그루지야·우크라이나, 오바마 '친러 행보'에 초조

입력
2009.04.15 23: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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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 소련에서 떨어져 나온 국가들 중 대표적 친미 국가인 그루지야와 우크라이나가 미국의 대 러시아 정책 변화에 초조해 하고 있다. 두 나라는 조지 W 부시 정부 시절 러시아를 등지고 미국을 선택했지만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대러 관계 복원을 추진하자 미국의 흔들림없는 협조를 확인하기 위해 동분서주 하고 있다.

그리골 바샤드제 그루지야 외무장관과 라이자 보가티레바 우크라이나 안보장관은 14일 미국 워싱턴에서 각각 힐러리 클린턴 국무장관과 미 정부 고위관료를 만났다. 두 나라 핵심 관료들은 부시 행정부 말 대미 관계 강화를 위해 체결키로 한 각종 협약에 최종 서명하는 문제를 논의했다.

두 각료는 "미국이 북대서양조약기구(NATO)와 유럽연합(EU)에 가입하려는 우리의 노력을 계속 지원해 줄 것이란 확신을 갖게 됐다"고 말했다고 AP통신이 전했다. 이들은 한 목소리로 주변국가에 영향력을 행사하려는 러시아의 요구사항을 미 정부가 거부했다는 점도 강조했다. 오바마 행정부 출범 이후 미국은 이란 핵 등 핵심 현안을 둘러싼 러시아측 협력을 얻으려는 행보를 보였고, 러시아는 두 나라의 NATO 가입 여부에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다.

그래서 바샤드제 장관은 "그루지야가 미국 외교정책의 최우선 국가 리스트에서 빠졌다는 소문은 사실이 아니다"고 강조했다. 그는 "그루지야는 주변국에 강력한 영향력을 행사하려는 러시아의 의도를 결코 받아들일 수 없다"고 덧붙였다.

보가티레바 장관도 "미국과 우크라이나 관계에 어떠한 변화도 없어야 한다는 것은 우리에게 매우 중요하다"고 밝혔다. 지난해 8월 그루지야 전쟁 당시 우크라이나는 러시아와 역사적으로 불편한 관계가 있는 폴란드, 라트비아ㆍ에스토니아ㆍ리투아니아 등 발트 3국과 함께 러시아를 공개적으로 비난하며 반(反)러 전선의 선봉에 섰다. 최근에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관통하는 가스공급을 중단하며 양국의 갈등의 골은 더욱 깊어졌다.

이제 세계는 오바마 행정부가 부시 행정부의 최대 외교 실패 사례인 대러 갈등을 적절히 치유하면서 우크라이나와 그루지야와의 관계를 유지하는 고차 방정식을 어떻게 풀 지에 주목하고 있다.

강철원 기자 stro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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