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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능성적 첫 공개/ 원자료 전면 분석前 '완충'… 평준화 해체 논란일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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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능성적 첫 공개/ 원자료 전면 분석前 '완충'… 평준화 해체 논란일듯

입력
2009.04.15 23: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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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성적 분석 의도와 파장

교육과학기술부와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이 15일 자체 분석한 2005~2009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성적 결과를 전격적으로 내놓은 것은 이미 예고된 수능 성적 자료 공개가 낳을 파장을 최소화하려는 의도가 강하다.

이달 중순께부터 국회의원들에게 수능 성적 원자료 열람을 허용키로 한 만큼, 교육계를 뒤흔들 메가톤급 분석 결과가 나올 수 있고, 이렇게 되면 사회에 미치는 충격이 매우 클 수 있다는 판단에 따라 내려진 사전 예방적 성격을 띠고 있다.

그러나 이날 공개된 분석 결과만으로도 논란은 시작됐다. 학교별, 지역별 원점수는 물론이고 표준점수 평균, 개별 학교명 조차 언급돼 있지 않지만, 16개 시ㆍ도 및 232개 시ㆍ군ㆍ구별 성적 현황이 밝혀졌기 때문이다. 당장 학교ㆍ지역간 서열화 논란이 제기될 정도로 파급력이 상당하다.

■ 수능성적 왜 공개했나

교과부와 평가원은 수능 성적 분석 결과를 갑자기 공개한 것과 관련, "성적 공개를 통해 얻는 이익이 비공개를 통해 얻는 이익보다 훨씬 크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올해 초 법원의 수능 성적 공개 항소심 판결로 성적 자료 열람을 코앞에 둔 조전혁 한나라당 의원이 관련 자료를 분석한 결과를 내놓을 경우 파장을 감당하기 어렵다는 판단이 크게 작용했다. 조 의원의 분석 결과가 학교 서열화나 평준화 체제 붕괴 등 자칫 논란을 불러 일으킬 수 있고, 이 경우 화살은 수능 성적 빗장을 풀어준 교과부로 향할 것이 뻔하다.

이에 대비해 어느 정도 '가이드라인'을 제시한 것으로 볼 수 있다. 김성열 평가원장은 "무분별하게 자료가 가, 해석되는 것을 막고 평가원이 전문적 시각에서 바람직한 연구 방향을 제시하기 위한 것"이라고 말해 이런 해석을 뒷받침했다.

■ 논란 불가피 할 듯

하지만 교육당국의 생각대로 수능 성적 자료 공개가 학교 교육의 경쟁력과 질 향상을 위한 정책 수립 시 기초자료로 활용될 지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시각이 많다. 우선 이날 발표된 수능 성적 분석 결과 자체가 논란의 시발점이라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시ㆍ도별, 시ㆍ군ㆍ구별 수능 성적 순위가 생생히 드러나 서열화 조장 등 시비에서 자유스러울 수 없게 됐다는 의미다.

윤지희 사교육 걱정없는 세상 공동대표는 "개별 학교 이름과 수험생 성명 등의 정보가 일절 공개되지 않는다는 이유로 서열화 등 부작용이 없을 것이라는 정부 논리는 잘못됐다"며 "수능 성적 자료가 공개되는 순간 이미 학력 한 줄 세우기는 시작됐다고 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교육계 일각에서는 현행 평준화 체제가 흔들릴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지역간, 학교간 실력 차이가 구체적인 데이터를 통해 입증됨에 따라 평준화 실효성 논란이 일 수 있고, 이는 평준화 해체 논의로 이어질 개연성이 충분하다는 이유에서다.

조전혁 의원의 '선택'도 관심사다. 조 의원은 이날 본보와의 통화에서 "서열화 등을 유발하는 분석 결과를 절대로 내놓지 않을 것"이라고 공언했다. 그러나 조 의원이 교수(인천대) 시절부터 수능 성적 원자료 공개를 줄기차게 요구해온 사실을 감안하면, 분석 가공될 내용이 이런 공언을 벗어날 소지는 얼마든지 있다.

김진각 기자 kimj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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