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닉스반도체가 미국과 유럽연합(EU)에 이어 일본에서도 D램 반도체 수출의 장애물이었던 상계관세를 면제받게 됐다.
하이닉스는 13일 일본 재무성 산하 관세심의회로부터 한국산 D램에 대한 상계관세의 철폐를 통보 받았다고 밝혔다. 이미 초과 납부한 상계관세 50억원도 환급 받는다. 이로써 하이닉스는 한국산 D램을 상계관세 부담없이 전세계에 수출할 수 있게 됐다.
상계관세란 특정 제품을 겨냥한 일종의 보복성 관세다. 일본은 2006년 1월부터 한국에서 만든 하이닉스의 D램에 대해 27.2%의 상계관세를 부과했다. 2001년과 2002년 하이닉스가 채권 은행단에게서 두 번에 걸쳐 채무조정 보조금을 받은 게 원인이었다. 당시 하이닉스는 D램 사업 악화로 채권단의 금융 지원이 불가피했다.
일본 정부는 채권단이 한국 정부의 지시로 하이닉스에 금융 지원을 한 것으로 보고 이를 국가 보조금으로 판단, 관세를 부과했다. 그러나 업계에선 일본이 자국 반도체 산업 보호를 위해 한국산 D램을 견제한 조치로 보고 있다. 이 같은 이유로 우리 정부는 일본을 세계무역기구(WTO)에 제소했고, 상계관세 부과의 부당함을 지적한 우리측 주장이 받아들여져 지난해 9월 승소했다. WTO가 우리 손을 들어준 이후 일본 정부는 상계관세를 9.1%로 낮췄다.
그간 반사이익을 본 것은 일본 반도체 업체들이다. 하이닉스에 따르면 일본 엘피다는 자국 시장 점유율이 2005년 29%에서 2008년 36.2%로 올라갔다. 이번에 일본 정부가 하이닉스에 대해 상계관세를 철폐한 것은 보조금의 효력이 사라졌다고 판단했기 때문. 하이닉스의 한국산 D램에 대해 상계관세를 부과했던 EU와 미국은 지난해 4월과 8월에 각각 철폐했다.
하이닉스는 이번 상계관세 철폐를 계기로 일본시장 점유율을 현재 15%에서 20%대로 높여 2억달러의 추가 매출을 올린다는 방침이다. 하이닉스 관계자는 "일본 정부가 뒤늦게나마 상계관세를 철폐해 다행"이라며 "D램의 일본 수출을 확대해 연내 흑자 전환을 달성하겠다"고 강조했다.
최연진 기자 wolfpac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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