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상품에도 녹색바람이 불고 있다. 저탄소 생활습관을 장려하기 위해 자전거 보험이 등장하는가 하면, 녹색성장산업에 직접 투자해 수익을 챙길 수 있는 펀드상품도 잇따라 출시되고 있다.
14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4~5개 손해보험사가 5월 말이나 6월 초부터 개인용 자전거보험을 판매할 예정이다. 이 보험은 자전거를 몰다가 사고를 내거나 당했을 때 사망이나 상해 등에 대해 보험금을 지급하는 상품이다. 벌금과 변호사 비용도 보험금으로 받을 수 있지만 자전거 파손이나 도난에 대한 보상은 자전거 등록제 미시행에 따른 도덕적 해이를 고려해 중장기적으로 추진된다.
보험사들은 또 고객이 보험증권을 이메일로 받을 경우 증권 발급 비용이 줄어드는 만큼 보험료를 할인해주고 녹색사업이나 소방관 유자녀 돕기 등에 기부하는 '녹색증권 발급제'를 도입키로 했다.
'환경친화 재물복구비용 보험'도 올해 안에 판매된다. 이 상품은 주택이나 업무용 건물이 화재로 피해를 봤을 때 환경 친화적인 건축자재와 에너지 절약형 전기기구 등으로 복구공사를 해 정부의 '그린빌딩'(친환경 건축물) 인증 기준을 충족할 수 있도록 보험금을 지급한다.
금감원과 보험사들은 이밖에도 탄소배출권 거래나 환경오염사고 배상 등과 관련한 보험도 장기과제로 추진키로 했다.
펀드시장도 녹색이 대세다. 하이자산운용은 14일 녹색성장산업에 집중 투자하는 '하이그린퓨처주식형펀드'를 선보였다. 환경 에너지 생명 사회간접자본(SOC) 우주ㆍ해양 관련 산업에 주로 투자한다.
이밖에 곧 출시될 트러스톤자산운용의 '트러스톤녹색성장주식펀드', 미래에셋자산운용의 '미래에셋 녹색성장 펀드', 산은자산운용의 '산은그린코리아주식펀드' 역시 투자분야와 전략이 비슷하다. 녹색펀드의 원조라고 할 수 있는 흥국투신운용의 '녹색성장주'펀드(작년 12월 출시)는 올들어 녹색바람을 타고 좋은 수익성을 보이고 있다.
다만 전문가들은 "본격적인 산업으로 자리잡기 위해선 장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이는 만큼 과거 정보기술(IT) 바이오 버블처럼 기대감에 무작정 휩쓸리는 것은 경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고찬유 기자 jutda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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