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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형·최주봉 아들 박상훈·최규환 '나쁜자석' 한 무대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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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형·최주봉 아들 박상훈·최규환 '나쁜자석' 한 무대에

입력
2009.04.15 01: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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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위 '2세 배우'라는 타이틀을 앞세워 독자를 현혹할 마음이 있었음을 고백한다. 5월 1일부터 8월 2일까지 대학로 악어극장에서 공연되는 연극 '나쁜 자석'에 함께 출연하는 배우 박근형(69)씨의 아들 박상훈(29)씨와 최주봉(64)씨의 아들 최규환(31)씨를 직접 만나기 전까지는 그랬다.

'2세 배우'는 이미 영화와 TV연기자로 대중에 얼굴을 널리 알린 최규환씨와 남성 2인조 밴드 '멜로브리즈'의 멤버로 이번에 연극 무대에 데뷔하는 박상훈씨를 한 가지로 묶는 흥미로운 공통점이기에.

"아마 청소년기에 서로를 알았다면 대중의 관심으로 인한 스트레스에 공감하며 이야기를 나눌 기회가 많이 있었겠지요. 다행히 지금은 아버지가 유명하다고 해서 내가 신경 쓸 일은 아니라는 점을 잘 아는 나이가 됐어요."(최규환)

"저는 사실 외모가 아버지와 닮지 않은데다 성격도 내성적이어서 주변에도 제 가족관계를 잘 아는 사람이 많지 않아요."(박상훈)

마치 자석처럼 서로 끌어당기기도 하고 밀어내기도 하는 원석, 민호, 은철, 봉구 네 친구의 20년에 걸친 우정과 반목을 그린 '나쁜 자석'에서 최씨는 은철 역을, 박씨는 원석 역을 맡았다. "삶을 되돌아보게 하는 작품의 매력 때문에 오디션에 참가해 배역을 따냈다"는 두 사람에게 닮은 점은 따로 있었다. 연기를 향한 열정이다.

"다양한 사람을 만날 수 있고, 논리적 추리를 거쳐 범인을 잡는 경찰이 되고 싶었어요. 그런데 연기자야말로 이런 매력이 있는 직업이라는 생각을 하게 됐죠." 최씨는 그렇게 넘치는 정열로 지난해 연극 '아타미 살인사건'의 연출에도 도전했지만 이를 계기로 오히려 연기 활동에 집중해야겠다는 마음이 커졌다. '역시 내가 설 곳은 무대'라는 생각이 강하게 들었다고 한다.

"저도 처음부터 연기자를 꿈꾼 것은 아니에요. 형은 음악 활동을, 누나는 배우 생활을 했던 탓에 막내인 저만은 열심히 공부만 하기를 바라셨던 아버지의 반대에도, 어렸을 때부터 음악가가 되고 싶었죠. 그러다 작사와 작곡을 주로 하면서 내가 직접 '플레이어'로 나서고 싶다는 데 생각이 미치게 됐죠."

미개봉 영화 '귀향'(감독 안성경)의 주인공으로 출연하기도 한 박씨는 연기를 시작하면서 주변의 삶을 더 세밀히 관찰하게 된 점이 기쁘기만 하다. 연기자로서뿐 아니라 음악가로서도 삶에 더 민감하게 반응해야 한다는 깨달음을 얻었기 때문이다.

자신들이 그랬듯 "관객에게 '나쁜 자석'이 지난 세월을 반추하며 소원해진 친구들과의 관계를 떠올려 보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는 두 사람은 "이제는 '2세 배우'라는 타이틀이 얼마나 큰 축복인지 안다"고 입을 모았다.

"그저 아버지가 출연하는 작품의 무대 뒤 구경을 하는 게 가장 큰 특권으로 여겨지던 때도 있었죠. 하지만 연기자가 천대받던 과거와 달리 2세 연기자라는 이유만으로 이렇게 관심을 받는 지금이 얼마나 좋은 세상인지 모르겠어요. 무엇보다 연극을 통해 관객의 삶이 조금이라도 달라진다면 저희들의 활동이 조금 더 보람이 있겠죠."(최규환)

공연 문의 (02)764-8760

김소연 기자 jollylif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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