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 정부가 군과 경찰을 동원, 반정부 시위대 진압에 나서자 시위대가 결사항전을 선언하면서 태국 정국이 극도의 혼미 상태로 치닫고 있다. 시위대와 시민들이 충돌, 2명이 숨지는 등 최근 시위 사태 이후 사망자도 처음으로 나왔다.
영국 BBC 등 외신에 따르면 13일 새벽 수도 방콕 외곽의 딘댕 교차로에서 M16 등으로 중무장한 태국군 400여명이 시위대를 향해 공포탄 수백 발을 발사하고 최루탄을 쏘면서 시위대 진압에 나섰다.
태국군은 "시위대 300여명 가운데 일부가 군을 향해 차를 몰고 돌진하자 군이 시위대의 머리 위로 경고 사격을 한 후 최루탄을 발사했다"며 "정부로부터 인명 살상을 피하라는 지시를 받았다"고 밝혔다. 태국 정부는 이날 군 병력 56개 중대와 경찰을 방콕 시내 주요 버스 정류장과 기차역에 배치했다.
AFP통신은 태국 정부가 이날 방콕에서 반정부 시위대와 시위에 반대하는 시민들이 충돌해 시민 2명이 사망했다고 밝혔다고 보도했다. 정부 관계자는 "이날 저녁 정부 청사 부근에서 충돌이 일어나 시위대로부터 시민 3명이 총격을 받았으며 이 가운데 54세, 19세 남자가 숨졌다"고 밝혔다. 이들 사망자 말고도 이날 시위로 90여명이 다쳤다고 현지 언론들은 전했다.
탁신 친나왓(60) 전 총리 지지 단체인 독재저항민주주의연합(UDD)이 이끄는 시위대 수천명은 이날 정부 청사를 주농성장으로 삼아 시내 20곳에 버스 등으로 차단벽을 설치하고 타이어 등을 태우며 군과 맞섰다.
시위대는 이날 오후 딘댕 교차로에 다시 집결, 트럭을 주차하고 액화석유(LP)가스통을 쌓은 채 군의 진압에 대비했다. 이날 시위로 방콕 시내로 들어가는 모든 열차의 운행이 외곽에서 차단됐다. 또 이날부터 15일까지 이어지는 태국의 신년축제 송크란도 아수라장으로 변했다.
이민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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