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배드민턴의 전략종목인 남자복식이 무한경쟁 시대를 예고하고 있다. 에이스 이용대(21ㆍ삼성전기)가 파트너 정재성(27ㆍ상무)의 군 입대로 주춤한 사이 기대하지도 않았던 신흥세력이 무섭게 성장했다.
2009 수원 아시아배드민턴선수권대회는 새로운 남자복식 콤비를 탄생시켰다. 이번 대회에서 처음 호흡을 맞춰 결승까지 진출하는 기염을 토한 유연성(23ㆍ수원시청)-고성현(22ㆍ동의대) 조가 바로 그 주인공.
작은 이변이었다. '임시 파트너' 신백철과 짝을 이룬 이용대 콤비가 1라운드에서 말레이시아조에 탈락한 상황에서 유-고 조의 활약상은 더욱 돋보였다. 이들은 이미 준결승에서 지난달 전영오픈 준우승을 차지했던 황지만-한상훈(이상 25ㆍ삼성전기) 조를 상대로 52분간 혈전 끝에 2-1 역전승을 거두며 파란을 예고했다.
대망의 결승 상대는 세계랭킹 1위이자 베이징올림픽 금메달리스트 세티아완 헨드라-키도 마르키스(인도네시아)조. 결과는 0-2(18-21 24-26) 패배였지만 결코 일방적인 경기는 아니었다. 특히 마지막 2세트에선 무려 5차례 듀스 접전을 펼치며 선전해 희망을 보였다.
김중수 대표팀 감독은 "유럽 투어 이후 파트너 실험을 했는데 기대 이상의 성과를 올렸다. 이용대-정재성에 이어 황지만-한상훈, 유연성-고성현 3개조를 경쟁시킨다면 남자복식에서도 좋은 성적을 낼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감을 표했다.
특히 유연성은 이번 대회서 남자복식뿐 아니라 김민정(전북은행)과 짝을 이룬 혼합복식에서도 값진 은메달을 땄다. "원래 내가 후위공격을 즐기지만 (고)성현이가 더 좋은 것 같아 앞선으로 나왔는데 잘 맞아 떨어진 것 같다"던 유연성은 "내심 이번에 이겨 2인자로서 자리매김하고 싶었는데 아쉬움이 많다. 실력차가 있었고 처음이었던 만큼 다음에 더 좋은 성과를 올리도록 노력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오미현 기자 mhoh25@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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