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상률 전 국세청장은 12일 본보와의 단독 인터뷰에서 "검찰 수사 결과를 보면 무엇이 진실인지 알 수 있지 않느냐"며 "박연차 회장이 로비를 한다고 (해결)될 사안도 아니었다"고 말했다.
박 회장이 국세청 세무조사 무마를 위해 정치권 등을 동원해 로비를 시도했다는 의혹을 강력히 부인한 것이다. 한 전 청장은 "검찰이 부르면 소환에 응하겠지만 조사한다고 해도 새로 밝혀질 내용은 없을 것"이라고도 했다.
_세무조사 당시 이명박 대통령과 독대했다는 의혹이 있다.
"독대는 없었다. (만약 독대했더라도 그것은)형식에 불과하다. 중요한 것은 박 회장에게 탈세혐의가 있어 조사하고 조사한 결과를 틀림없이 검찰에 전부 넘겨 줬다는 데 있다."
_독대하면서 조사대상을 선별하지 않았나.
"세무조사에서 나온 것은 몽땅 다 (검찰에)건네줬다."
_세무조사 당시 박 회장 구명 시도 의혹이 있다.
"실제 로비가 없었을 뿐 아니라 (로비 시도가 있었다고 해도) 이야기 한다고 해결될 사안이 아니었다. 추부길 전 비서관이나 이상득 의원 등은 일절 접촉이 없었다.(*일각에서는 추 전 비서관이 지난해 9월 로비에 나섰지만 한 전 청장이 이미 8월 이 대통령과 독대했기 때문에 구명로비가 성공하기 어려운 구조였다고 분석하고 있다.)
_왜 검찰 수사 직전 출국했나.
"1월19일 퇴임하고 나서 '인생 이모작'을 심각히 고려했다. 30년 행정경험을 바탕으로 한국사회가 당면한 각종 문제의 해결책을 모색하는 연구계획서를 만들어 여러 미국 대학을 두드린 끝에 2월초에 스탠포드 대학에서 초청장을 받았다. 비자발급 등의 절차가 있어 3월15일 출국하게 됐다."
_검찰이 그림로비 의혹도 수사할 예정이다.
"사건 자체가 말이 안 된다. 자기 주장밖에 없다. 입에 올리기도 싫다. 검찰에서 진실이 밝혀지길 기대한다."
_의혹이 확대되는 형국이다.
"일정(*당초 연구계획서에는 3∼5년 장기연수로 명시돼 있다)을 앞당겨 귀국할 수도 있다. 세무조사와 검찰고발이 칭찬받을 일이지 비난받을 일은 아니지 않은가."
김정곤 기자 jk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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