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도 무척 바빠요. 정기적인 바둑 클럽 강의 외에도 다른 도시나 외국에서 계속 돌아가며 바둑 대회나 세미나가 열리기 때문에 여기저기 쫓아다니느라 생기는 건 별로 없이 몸만 피곤하죠. 얼마 전부터 집에서 어린이들을 가르치는데 실력은 별로 높지 않지만 매우 열심이어서 나름대로 보람도 있고 또 살림에도 큰 보탬이 돼요."
1990년대 여자 바둑계 간판 스타로 활약하다 2006년 독일로 건너가 함부르크에서 활발히 바둑 보급 활동을 펴고 있는 윤영선(5단)이 며칠전 일시 귀국, 김민희 하호정 등 동료 기사들과 함께 한국기원에 들렀다.
벌써 유럽 생활이 4년째로 접어드는데 과연 바둑 보급으로 생활이 가능한 지 궁금했다. "물론 잘 안 돼죠. 바둑 교습비가 보통 한 회에 개인지도는 40유로(약 7만원), 단체는 70~80유로(약14만원) 정도인데 일주일 내내 돌아 다니며 열심히 벌어야 겨우 집세 내기 바빠요. 더구나 남편이 아직 학생이라 벌이가 없어서 근근히 살아가고 있어요. 시댁에서 가끔 도움을 받기도 하구요. 전에는 친정에서 돈을 좀 가져다 썼는데 요즘엔 엄마가 완전 독립 하라며 일체 지원을 끊으셨어요.(웃음) 한국기원의 해외 보급 지원금(매달 60만원)도 큰 도움이 되죠."
유럽의 바둑 열기는 어떤지. "계속 좋아지고 있어요. 유럽에서도 '고스트 바둑왕'이 바둑에 대한 관심을 높이는데 큰 역할을 했어요. 우리 집에서 바둑 배우는 애들도 부모는 전혀 바둑을 모르는데 그냥 색다른 취미를 익히게 하려고 바둑을 시키는 거예요. 물론 프로가 된다거나 하는 생각은 전혀 없구요."
저녁에 한 잔 하자 했더니 남편은 집에 두고 혼자 잠깐 친정에 다니러 왔는데 엄마가 온 김에 몸보신 하라고 한약을 해 주셔서 안 된단다. "한약은 왜? 아기 가졌나." "아뇨. 아기는 내후년쯤으로나 계획하고 있어요." 윤영선은 내주 화요일 출국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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