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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과세상/ '격리된 낙원' 자연과 투쟁할텐가, 함께 걸어갈텐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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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과세상/ '격리된 낙원' 자연과 투쟁할텐가, 함께 걸어갈텐가

입력
2009.04.13 0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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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베트 바르보 지음ㆍ강현주 옮김/글로세움 발행ㆍ288쪽ㆍ1만3,000원

환경 파괴가 인류의 존립 자체를 위협할 만큼 심각한 상황이다. 고생물학자들은 지구 역사상 지금까지 다섯 번의 멸종 위기가 있었으며, 현재 인류는 그들 스스로에 의해 여섯 번째 멸종 위기에 처해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그래서 많은 사람들이 자연보호의 구호를 외치고, 세계 각국은 앞다투어 녹색 성장을 말한다.

그러나 생물다양성 연구자이자 파리6대학 교수인 로베트 바르보는 "이제까지 이루어져 온 대부분의 자연보호는 보호구역을 지정함으로써 자연과 인간을 격리시키는 이념을 내포하고 있다"고 지적한다. 이렇게 격리된 낙원을 만들고자 하는 것은 나머지 지역의 환경 파괴를 용인하고, 자연이 인간의 도움 없이는 유지될 수 없다고 생각하게 만드는 피상적인 자연보호일 뿐이라는 것이다.

저자는 인류가 당면한 생태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자연과 한 팀이 되어 팀플레이를 해야한다고 주장한다. 그리고 자연과의 재화합을 위해 먼저 필요한 것은 자연에 대한 올바른 이해를 바탕으로, 자연에 대한 우리의 태도를 근본적으로 바꾸는 것이다.

이 책은 인류의 진화는 자연과의 대결이 아니라 자연과의 긴밀한 협조를 통해 이뤄졌다는 사실을 밝힘으로써 환경을 바라보는 새로운 시각을 제시한다. 생물들이 생존과 번식을 위해 다른 생물과 상호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사례도 다양하게 소개된다. 흡혈박쥐들이 서로 피를 나누는 일, 사자들의 집단 사냥, 꿀벌이나 일개미들이 자신의 생식을 포기한 채 무리 내의 새끼들을 돌보는 일 등은 치열한 경쟁이 벌어지는 생태계에서도 다양하고 폭넓은 협력이야말로 생존의 핵심적 요인임을 보여준다.

김지원 기자 eddi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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