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신군단' 삼성화재가 '높이'까지 장악하자 현대캐피탈은 당할 재간이 없었다.
삼성화재는 챔피언결정전 1,2차전 합계 블로킹수 10-31로 열세였다. 삼성화재 공격진은 특히 2차전에서 현대캐피탈에 역대 포스트시즌 최다 블로킹(22개)을 허용하며 철저히 농락당했다. 하지만 공격 패턴을 바꾸고 블로킹 시스템을 점검한 삼성화재는 현대캐피탈의 장신 공격수들을 제압했다.
삼성화재는 10일 대전 충무체육관에서 열린 NH농협 2008~09 챔피언결정전 3차전 현대캐피탈과 경기에서 해결사 추크 안젤코(43점)와 센터 고희진(12점)의 활약을 앞세워 3-1(26-28 25-22 25-20 25-21) 역전승을 거뒀다. 3차전을 승리한 삼성화재는 남은 2경기에서 1승만 추가하면 리그 2연패를 달성하게 된다.
삼성화재에는 안젤코(200㎝)를 제외한 주요 공격수인 석진욱(7점)과 손재홍(5점)의 키가 186㎝에 불과하다. 신장의 열세 때문에 삼성화재는 리베로를 제외한 주전 선수들의 평균키가 2m에 육박하는 현대캐피탈의 높이에 번번이 고개를 숙였다.
하지만 이날 센터 고희진(4개)을 비롯해 석진욱과 손재홍도 각 2개,1개의 블로킹을 성공시키며 '작은 고추'의 맛을 톡톡히 보여줬다. 블로킹 수에서도 12-9로 현대캐피탈에 앞섰다. 고희진은 "2차전의 실패를 거울 삼아 상황별 블로킹 연습을 한 게 주효했다"고 활짝 웃었다.
역대 포스트시즌 한 경기 최다 득점을 기록한 '크로아티아 특급'의 안젤코도 상대의 높은 블로킹벽을 의식해 공격패턴을 달리했다. 그는 "상대가 블로킹벽에 맞고 바운드된 볼에 대한 수비가 좋은 것을 고려해 블로킹을 최대한 활용한 터치아웃 작전을 많이 구사했다"고 말했다.
듀스 접전 끝에 1세트를 내준 삼성화재는 2세트부터 특유의 조직력과 높이까지 살아나 세 세트를 내리 따내며 승리를 장식했다.
현대캐피탈은 1세트 막판 센터 윤봉우가 왼손 약지가 찢어지는 부상을 입은 게 아쉬웠다. 윤봉우가 빠지자 블로킹이 무너졌고, 결국 패배의 직접적인 원인이 됐다. 4차전은 12일 오후 2시에 열린다.
대전=김두용 기자 enjoysp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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