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강남 재건축 또 '억'… '악'하고 무너질라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강남 재건축 또 '억'… '악'하고 무너질라

입력
2009.04.13 01:07
0 0

잠잠했던 부동산 시장에 또 다시 '억' 소리가 나오고 있다. 이번에도 강남이다. 예전에도 그랬듯, 강남 중에서도 재건축 단지가 호가급등으로 시끄럽다. 최소 몇 천만원은 기본, 1억원 이상도 올랐다. 과연 부동산 시장은 바닥을 확인한 것일까, 또 실물경제 회복의 시그널로 받아들일 수 있을까?

하지만 대다수의 부동산 전문가들은 부동산 시장이 살아나는 징조로 받아들이기에는 섣부르다는 게 대체적인 시각이다. 실물경제 회복이 담보되지 않은 단기급등은 이상과열로 인한 버블 우려를 키울 공산이 크다는 지적이다.

왜, 얼마나 올랐나

재건축 단지가 몰려 있는 강남4구(강남ㆍ서초ㆍ송파ㆍ강동구)의 집값 상승이 두드러진다. 강남구의 재건축 단지들은 3주 연속 1%가 넘는 주간 상승률을 보이고 있고, 상승폭도 점차 확대되고 있다. 실물경기가 바닥을 찍었다는 기대감이 맞물리며 매수 문의도 크게 늘어나고 있다.

실제로 개포시영 33㎡(10평)형은 1주일 만에 3,000만원 가량 상승해 4억8,500만~4억9,500만원 선에 가격이 형성됐다. 개포주공1단지 56㎡(17평)형은 한달 만에 1억원 이상이 오르며 11억원을 넘어섰다.

강남4구 가운데 유일하게 약세를 보여왔던 서초구에서도 강세현상이 뚜렷하다. 잠원동 일대 한신 9~11차의 경우 82㎡(24평)형이 지난해 말 5억5,000만원 수준에서 최근 6억9,000만원(호가)까지 치솟았다. 강동구 고덕동 고덕한라시영 42㎡(12평)형도 지난 주 대비 3,000만원 가량 상승하며 4억원을 육박하고 있으며, 송파구 잠실주공5단지의 호가도 한달 새 최고 9,000만원 가까이 뛰었다.

실물경제 회복 여부와는 무관하게 이처럼 유독 재건축 단지들의 가격이 급등하는 이유는 규제완화와 개발호재에 대한 기대감이 크기 때문이다. 잠실동 K공인 관계자는 "금리가 낮은 데다 한강변 초고층 개발 허용, 용적률 완화, 투기지역해제 등에 대한 기대감으로 매수문의가 부쩍 늘면서 호가도 덩달아 뛰고 있다"고 말했다.

또 최근 일부 회복세가 감지되고 있는 경제 상황에 대한 기대감이 투자 심리를 자극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점차 안정을 찾아가는 경기국면을 보며, 바닥 인식에 대한 수요자들의 조급해진 심리와 불안감 탓에 매도자 우위의 시장과 함께 가격이 들썩거린다는 이야기다.

높아지는 버블 우려

이 달 들어 가시화하는 강남 재건축 단지의 호가 급등은 개발호재 등 개선된 시장 상황을 반영한 것이 아니기 때문에 본격적인 반등으로 이해하기는 어렵다는 게 전문가들의 시각이다. 여기에다 최근 서울시가 재건축 아파트에 대한 소형평형의무건설 비율을 정부 방침대로 완화하지 않고 현행대로 유지키로 함에 따라 이번 호가급등의 진원지인 강남 재건축 시장에 악재로 작용할 가능성도 있다. 최근 상승세가 계속될지는 미지수라는 분석이다.

건설산업전략연구소 김선덕 소장은 "강남 재건축을 중심으로 급매물이 거래되고 호가가 많이 뛰고 있지만 실물경제가 풀리지 않는 한 추가 매수는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며 "최근 상황은 일시적이며 국지적인 현상으로 이해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스피드뱅크 박원갑 부동산연구소장은 "경기 회복이 바탕이 되지 않는 최근의 단기급등은 허약한 펀더멘털 탓에 거품이 쉽게 꺼질 가능성이 높다"며 "경제 회복이 받쳐주지 않는다면 언제든지 꺼질 수 있는 거품"이라고 지적했다.

부동산114 김규정 부장도 "최근 상승은 근본적인 회복세로 보기보다는 바닥 확인에 불안해진 투자자들의 심리적인 요인 탓"이라고 말했다.

전태훤 기자 besame@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