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로켓 발사 이후 일본 보수파들이 기다렸다는 듯이 '적기지 공격론' 등 군사력 강화 주장을 잇따라 쏟아내고 있다.
야마모토 이치타(山本一太) 의원 등 자민당 의원 7명은 9일 '북한에 대한 억지력 강화를 검토하는 모임' 첫 회의를 열었다고 아사히(朝日)신문 등이 보도했다.
이 자리에서 야마모토 의원은 "북한 위협에 맞서는 억지력을 생각하는 것은 여당 정치인의 책무"라며 "일본 독자로 북한 기지를 공격할 수 있는 능력을 논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앞서 사카모토 고지(坂本剛二) 자민당 조직본부장은 7일 "일본도 핵을 보유하겠다는 위협 정도는 해야 한다"는 '핵무장' 발언을 해 논란이 됐다. 같은 날 아사노 가쓰히토(淺野勝人) 자민당 국방소위원장은 "방어는 자위대, 공격은 주일미군이라는 역할 분담도 재고해야 한다"고 말했다.
일본 공격을 계획하는 상대국이 미사일을 발사하기 전에 기지를 파괴할 수 있는 능력을 가져야 한다는 이른바 '적기지 공격론'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아베 신조(安倍晋三) 전 총리가 2006년 관방장관 시절 "(적기지 공격은)항상 검토, 연구할 필요가 있지 않은가"라고 말하는 등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나 위협론이 고조될 때마다 등장됐다.
이에 일본 정부는 "미사일 공격을 받은 뒤 적 기지를 공격하는 것은 자위에 속하나 타국을 공격하는 무기의 보유는 위헌"이라며 적 기지 타격용 무기 보유가 불가능하다는 자세를 견지해왔다. 일본 헌법이 자위대의 활동을 방어로 한정해 대륙간 탄도미사일이나 장거리 폭격기 등 공격용 무기 보유는 위헌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우파 보수 세력은 일본의 미사일방어(MD)가 일본 영토로 한정돼 대응 범위가 좁은 데다 정부 내에서조차 MD 불신론이 제기되는 점 등을 이유로 적 기지 공격의 필요성을 제기하고 있다.
도쿄=김범수 특파원 bs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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