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지하철 노동조합과 인천국제공항공사 노조가 10일 조합원 찬반 투표를 통해 민주노총 탈퇴를 공식 선언하는 등 공공부문 노조를 중심으로 민주노총 탈퇴 행보가 잇따르고 있다. 특히 인천지하철 노조는 서울, 대구, 대전지역 지하철 노조와 연대해 중장기적으로 '제3 노총' 결성을 추진하고 있어 국내 노동계 전반에 지각 변동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인천지하철 노조는 이날 전체 821명 조합원 가운데 85.1%인 699명이 참가한 가운데 투표 참가자의 68%인 475명이 찬성해 민주노총 탈퇴안을 통과시켰다. 이성희 위원장은 "민주노총은 정치투쟁 지침을 내리는 데는 충실했지만 단위사업장 해고자 문제 등의 책임에는 소홀했으며, 도덕성에도 문제가 있다"며 탈퇴 이유를 설명했다.
공항공사 노조도 전체 조합원의 87.7%인 589명이 투표에 나서 83.9%의 찬성으로 민주노총 탈퇴 및 한국노총 가입 안건을 통과시켰다.
노동계에서는 두 노조의 탈퇴를 계기로 일선 노조의 민주노총 탈퇴가 잇따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노동현장에 반 민주노총 기류가 팽배한 가운데, 두 노조가 탈퇴한 이날 때마침 노동부도 '탈퇴 요건을 엄격하게 정한 노조 규약과 상관없이 조합원 투표에서 과반수가 찬성하면 민주노총 탈퇴가 가능하다'는 유권해석을 내렸기 때문이다. 실제로 인천지하철 노조는 지난달에 투표에서도 과반수가 탈퇴에 찬성했으나, 찬성률이 노조 규약이 정한 '투표자의 3분의2 이상'에 25표 모자라 부결된 바 있다.
공공부문 노조가 민주노총에서 대거 이탈할 경우, 이들 노조는 상호 연대해 '제3 노총'을 출범시킬 것으로 보인다. 서울 지하철 5~8호선을 운영하는 서울 도시철도 노조는 다음달 조합원 찬반 투표로 민주노총 탈퇴를 선언할 계획인데, 탈퇴 이후 서울메트로, 인천지하철, 대구도시철도 등 6개 지하철 노조와 함께 '지하철 연맹'을 구성할 계획이다.
조철환 기자 chch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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