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A사립초등학교는 최근 6학년 대상의 해외 수학여행을 포기하기로 결정했다. 경제위기 상황과 맞지 않고, 고환율에 따라 학부모 부담이 커진다는 이유에서다. 이 학교 K교장은 "지방의 다른 유적지로 수학여행을 계획하고 있다"며 "다른 상당수 사립학교들도 비슷한 사정"이라고 전했다.
계속되고 있는 경기침체와 고환율 등의 영향으로 올해 서울 지역에서 해외로 수학여행을 떠나는 학교가 지난해의 6분의 1 수준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12일 서울시교육청에 따르면 올해 해외로 수학여행을 다녀왔거나 앞으로 떠날 계획이 있는 학교는 초등 4곳, 중학교 1곳, 고교 6곳 등 모두 11곳이었다. 지난해 64곳의 초중고교가 해외 수학여행을 다녀온 것에 비하면 17% 수준에 그칠 정도로 뚝 떨어졌다.
수학여행지로는 일본 5곳, 중국 3곳, 몽골 1곳이었으며, 일본과 중국으로 나눠서 가는 학교도 2곳이었다.
해외 수학여행은 국제화 바람을 타고 2004년 이후 매년 급증했다. 한자릿수에 불과했던 해외행 수학여행 학교 수가 2006년에는 62곳으로 늘었고 2007년에는 88곳으로 정점을 찍기도 했다.
2007년 중국으로 수학여행을 떠났던 고교 생 일부가 현지에서 성매매를 했다는 문제가 제기되면서 지난해에는 해외 수학여행 학교가 64곳으로 다소 줄었다.
하지만 올 들어서는 경기침체 둔화가 가시화하고 고환율이 지속되면서 해외로 수학여행을 떠나려는 학교는 눈에 띄게 감소했다.
교육당국의 해외 수학여행 자제 권고도 어느 정도 영향을 미쳤다. 서울시교육청은 올해 초 각급 학교에 공문을 보내 국가 및 가정 경제의 어려운 현실을 감안해 학부모 부담이 커지지 않도록 해외 수학여행을 자제할 것을 요청한 바 있다.
또 고비용의 해외 수학여행으로 갈수록 학생들 사이에 위화감이 조성되고 있는데다, 이런 분위기 속에 지방자치단체와 교육당국이 국내 수학여행 활성화에 나선 것도 해외 수학여행이 준 이유 중 하나로 꼽히고 있다.
실제 지난해 서울시내 A여고의 경우 7박8일 일정으로 호주를 다녀오는데 1인당 179만원을 지불했고, 6박7일 일정으로 일본 수학여행을 실시한 B여고도 1인당 142만원을 사용한 사실이 드러나면서 '고가 수학여행'이 논란에 휩싸이기도 했다.
김이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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