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짐 마스 지음ㆍ전미영 옮김/AK 발행ㆍ660쪽ㆍ2만5,000원
"세계는 평범한 사람들이 상상하는 것과는 전혀 다른 인물들이 지배한다."
영국 빅토리아 여왕 당시 총리를 지낸 벤저민 디즈레일리의 말이다. 당대의 세계를 주도한 대영제국의 총리가 마치 고백하듯이 세계를 실제로 지배한다고 언급한 '다른 인물들'이란 누구일까.
<다크 플랜> 은 1990년대 말 이래 세계적으로 꾸준한 관심을 모으고 있는 이른바 '음모론'을 다룬 책이다. 그 동안 국내에서도 <그림자 정부> 시리즈(해냄 발행) 같은 저작물을 통해 적지않은 호응을 얻고 있는 음모론은, 한 마디로 말해 현상의 이면에서 오늘의 역사를 움직이고 있는 힘의 실체는 무엇이고, 그 숨은 힘은 어떤 방식으로 작동하는가를 파헤치려는 시도이다. 그림자> 다크>
저자인 짐 마스는 존 F 케네디 전 미국 대통령의 암살을 음모론적인 시각으로 다룬 올리버 스톤 감독의 영화 'JFK'의 단초가 된 <크로스파이어> 를 비롯해 수많은 관련 저작을 낸 음모론의 대가라고 할 만한 인물이다. 그가 2000년에 '비밀에 의한 지배(Rule by Secrecy)'란 원 제목으로 낸 이 책은 음모론의 개론서라고 할 수 있을 정도로, 현재 유통되고 있는 '숨은 권력자들'에 관한 이야기를 잘 정리하고 있다. 크로스파이어>
모두 5장으로 구성된 책의 첫 장은 '현대를 지배하는 비밀 조직의 계보'. 미국 유럽 일본의 지도급 인사들로 구성된 '삼각위원회', 그것의 실질적 상부 조직인 미국 대외관계협의회(CFR), 유럽에서 출발한 초국가 비밀조직인 '빌더버그' 등의 인적 구성과 활동을 정리했다. 로스차일드 일가, 조지 부시 전 미 대통령 부자, 빌 클린턴 전 미 대통령, 록펠러 및 모건 가문의 후손들, 헨리 키신저 전 미 국무장관, 앨런 그린스펀 전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 같은 인물들이 직접 혹은 간접적으로 이들 비밀조직과 연계돼 역사를 움직인 흔적들을 아울러 추적했다.
2장과 3장은 제2차 세계대전과 베트남전쟁, 한국전쟁, FRB 설립, 링컨과 케네디 암살 같은 역사의 이면에서 작용한 숨은 권력자들의 활동을 조명했다. 저자는 특히 한국전쟁에 관해서는 나중에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같은 집단안보체제를 진전시키기 위해 CFR 등의 합의가 작용한 결과로 발발했다는 분석을 싣기도 했다.
고대에서 중세로 이어지는 비밀조직들의 역사는 4~5장에 실렸다. 특히 5장 '고대의 미스터리'에선 수메르의 기록을 근거로 대홍수가 나기 43만2,000년 전 외계인들이 현생 인류의 창조에 관여했다는 얘기로까지 음모론이 거슬러 올라간다.
장인철 기자 icja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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