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력 위조와 미술관 공금 횡령 혐의로 구속 기소돼 재판을 받고 있는 신정아(37)씨가 10일 수감 18개월 만에 보석으로 풀려났다.
신씨는 이날 낮 12시20분쯤 마중 나온 변호사와 함께 서울 영등포구치소를 나섰다. 수감 생활 중 소지하고 있었던 30여 권의 책과 생활용품을 나눠 담은 가방 두 개가 신씨와 변호사의 손에 각각 들려 있었다.
얇은 검정색 재킷과 청바지 차림에 베이지색 벙거지 모자를 눌러쓴 신씨는 부쩍 수척해진 모습이었다. 몰려든 취재진의 질문엔 "할 말 없어요"라고 짤막하게 답한 뒤 입을 다물었다.
신씨의 변호사 역시 "재판 중이라 할 말이 없다. 재판 끝나고 얘기하겠다"고만 말했다. 신씨는 변호사 측이 대기시켜놓은 검은색 렉서스 차량을 타고 서둘러 구치소를 빠져나갔다.
앞서 서울서부지법은 이날 오전 신씨에 대한 보석 신청을 허가했다. 신씨는 3일 "1, 2심 재판부가 선고한 징역 1년6개월의 만기일이 다 된 만큼 불구속 상태에서 재판을 받을 수 있게 해달라"며 보석을 신청했다. 신씨는 올해 1월 대법원의 원심 파기환송으로 1심부터 다시 재판을 받고 있다. 1심 선고 공판은 23일 열릴 예정이다.
이훈성 기자 hs0213@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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