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은 10일 검ㆍ경의 문화방송(MBC) PD 체포 및 본사 압수수색 시도와 관련, "언론탄압을 좌시하지 않겠다"며 이명박 정부를 강하게 비난했다.
민주당은 MBC 뉴스데스크 신경민 앵커와 라디오 시사프로그램 '세계는 그리고 우리는'진행자 김미화씨에 대한 MBC 경영진의 교체 방침도 '권력의 간섭에 의한 언론탄압'으로 규정, 강력하게 성토하고 나섰다.
민주당의 이 같은 공세는 그 동안 정권에 비판적 성향을 보여온 MBC에 대해 이명박 정부가 전방위 압박을 가해 굴복시키려는 작업이 최고조에 이르렀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민주당 원혜영 원내대표는 이날 고위정책회의에서 "9일 경찰이 MBC를 습격했다"며 "백주대낮에 경찰이 방송국을 쳐들어가는 나라가 대한민국"이라고 개탄했다.
원 대표는 이어 "최근 영국 이코노미스트지는 '김정일을 비난했다고 남한 근로자를 억류하는 북한은 참 이상한 나라지만 그보다 더한 일이 남한에서 일어나고 있다'고 보도했다"고 상기한 뒤 "'미친 탄압병'에 걸린 이명박 정부는 21세기 대한민국에 씻을 수 없는 오명을 안겨줬다"고 비난했다. 그는 "언론자유는 민주주의의 근간이기 때문에 민주당은 언론자유 수호를 위해 끝까지 투쟁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이 회의에서 박병석 정책위의장은 MBC 경영진의 특정 앵커 및 진행자 교체 방침을 겨냥, "참 희한한 MBC"라며 "시청률이 좋고 인기가 있는 앵커와 진행자를 교체하려는 것은 민주주의와 언론자유가 보장된 나라에서는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주장했다.
박 의장은 이어 "이것은 한 방송국의 문제가 아니라 언론 전체의 문제"라면서 "양식 있는 언론이 이 문제를 어떻게 보도하는지 지켜볼 것이며 민주당은 이러한 횡포와 권력의 간섭을 더 이상 묵과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 의장은 다만 MBC 경영진에 대한 직접적인 거론은 자제했다. MBC 앵커 출신인 박영선 정책위 수석부의장은 "20년 전 앵커 시절 당시 김문수 의원 보궐선거 때 '김 의원이 변절자라는 말을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했다가 앵커에서 물러난 적이 있다"며 "현 정부의 언론정책이 20년 전으로 역주행하는 느낌"이라고 말했다.
고태성 기자 tsg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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