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정규·정상문씨 각각 200장 받아… 검찰 "나머지 의미있는 부분 포착"
박연차 태광실업 회장이 구입한 3억원 상당의 백화점 상품권 중 2억원 어치의 행방이 밝혀졌다. 검찰은 나머지 1억원 어치 중 일부가 불법적 용도로 사용됐다는 정황을 포착한 것으로 알려져 사용처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박 회장의 '상품권 로비' 사실은 지난달 26일 박정규 전 청와대 민정수석이 구속되면서 처음 알려졌다. 박 전 수석의 혐의는 2004년 12월 서울의 한 호텔에서 열린 박 회장, 정상문 전 청와대 총무비서관, 김정복 전 중부지방국세청장과의 부부동반 모임에서 박 회장으로부터 50만원짜리 상품권 200장을 받았다는 내용이었다. 그러나, 박 회장이 2004년12월3일 부산의 한 백화점에서 구입한 상품권이 모두 600장이었다는 사실이 추가로 밝혀지면서 나머지 400장의 행방에 비상한 관심이 쏠렸다.
수사 결과, 이 중 200장은 부부동반 모임에 동석했던 정 전 비서관에게 건네진 것으로 드러났다. 9일 검찰에 따르면 정 전 비서관은 모임 며칠 뒤 박 회장으로부터 상품권 200장을 받았다. 박 전 수석은 부인이 상품권을 고가품 구입 등에 모두 사용하면서 꼬리를 밟혔고, 정 전 비서관은 여러 차례 나눠 사용했지만 역시 검찰 추적을 피하진 못했다.
나머지 200장 중 일부는 박 회장이나 태광실업 직원들이 사용한 것으로 조사됐지만, 일부는 로비 용도에 사용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 관계자는 "나머지 상품권 사용내역 추적 결과, 의미 있는 부분이 포착됐으며 적절한 기회에 밝힐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진석 기자 jseo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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