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치러진 경기도교육감 선거에서 진보진영의 단일 지지후보로 '반 MB 교육'을 공약으로 내건 김상곤 후보가 당선됐다. 김 후보는 40.8%의 지지를 받아 33.6%를 득표한 현 교육감인 김진춘 후보를 제쳤다. 정당이 공천한 것은 아니지만 '김상곤=진보, 김진춘=보수'라는 구도 속에 치러진 선거에서 진보 쪽이 승리한 셈이다.
그러자 20일 뒤 4ㆍ29재보선을 치르는 정치권은 제각각 아전인수식 해석을 내놓고 있다. 과연 교육감 선거 결과와 재보선은 인과 관계를 가질까. 그간 웃을 일이 별로 없었던 민주당은 9일 오랜만에 활짝 웃었다. "이번 교육감 선거 결과는 재보선 승리의 전조"라는 게 민주당 주장이다.
정세균 대표는 이날 민주정책포럼 인사말에서 "이제 이명박식 교육 정책, 특히 과도한 경쟁과 사교육비를 늘리는 정책에 대한 국민 심판이 시작됐다"며 "경제 정책과 남북 문제, 민주주의의 모든 문제에서 국민들이 앞으로 좌시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병석 정책위의장은 "교육감 선거가 MB교육 실패에 대한 심판이라면 재보선은 MB 경제 실패에 따른 심판이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교육부 장관 출신인 김진표 의원과 국회 교과위 간사인 안민석 의원은 기자회견을갖고 이번 선거 결과를 "한나라당 심판"으로 규정했다. 김 의원은 "이번 선거는 김진춘 후보가 진 것이 아니라 한나라당이 진 것"이라며 "한나라당이 노골적으로 김 후보를 지원했음에도 선거에 패배한 것은 국민들로부터 신뢰를 잃은 이명박 정부에 대해 도민들이 경고한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한나라당은 "이런 해석은 전형적인 오버"라며 일소에 부친다. 한 당직자는 "투표율이 12.3%에 머물 정도로 무관심 속에 선거가 치러진 데다 보수 성향 후보들이 여러 명이 출마해 표가 분산된 게 패인"이라며 "재보선과는 인과 관계가 전혀 없을 것"이라고 잘라 말했다. 실제로 이번 교육감 선거에는 현 교육감 외에도 경기 교총 회장 출신 후보 등 3명의 보수 성향 후보가 더 출마했었다.
한귀영 한국사회여론연구소 수석전문위원은 "교육감 선거는 위기 의식을 품은 진보 진영의 최대 결집력이 모양새를 갖춘 대안과 만나 이뤄진 결과"라며 "하지만 이런 조합이 재보선까지 이어질 걸로 보는 것은 무리"라고 말했다.
이동훈 기자 dh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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