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66년 2월16일생인 한화 송진우(43)는 올해 8개 구단 최연소인 삼성 정형식(1991년1월28일생)과는 25세 차이다. 송진우가 프로 3년차이던 1991년 정형식은 태어났다. 부자관계라 해도 지나치지 않다.
올해로 21년차인 송진우는 2007년 개인통산 첫 200승, 지난해엔 개인 첫 2,000탈삼진의 대기록을 세웠다. 한국프로야구에서는 누구도 넘볼 수 없는 금자탑이다. '200승과 2,000탈삼진'에 빛나는 송진우가 또 하나의 위업을 이뤘다.
송진우는 9일 대전 두산전에서 1-6으로 뒤진 7회초 팀의 세 번째 투수로 마운드에 올라 아웃카운트 2개를 잡았다. 전날까지 2,999와3분의1이닝을 던졌던 송진우는 프로 첫 3,000이닝 투구의 대기록을 작성했다.
송진우는 첫 타자 2번 김재호를 중견수 플라이로 돌려세우며 대기록에 '한 걸음' 차로 다가섰다. 송진우는 3번 김현수에게 2루타를 맞았지만 4번 이대수를 우익수 플라이로 처리하며 1989년 데뷔 이후 21시즌 만에 대망의 3,000이닝을 채웠다.
최다 투구이닝 2위는 정민철(한화)로 2,368과3분의2이닝에 불과해 송진우의 기록은 '불멸의 기록'으로 남을 수도 있다. 메이저리그 최다 투구이닝은 전설의 투수 사이 영이 수립한 7,356이닝이다.
이대수가 범타로 물러난 직후 경기는 잠시 중단됐고, '3000이닝 공'은 한화 덕아웃으로 건네졌다. 경기 후 송진우는 "지금까지 마운드에서 던질 수 있어서 행복하고, 홈 팬들 앞에서 기록을 달성해서 더 기쁘다"며 감격을 이기지 못했다.
송진우는 5번 맷 완슨에게 우전안타를 맞아 1실점하고 최준석에게도 중전안타를 허용해 2사 1ㆍ3루로 몰린 뒤 마정길과 교체됐다. 3분의2이닝 3피안타 1실점.
기록은 송진우가 달성했지만 승리는 두산의 몫이었다. 두산은 선발 김선우의 5와3분의2이닝 1실점 역투와 왓슨 최준석의 홈런포를 앞세워 11-2로 대승을 거뒀다. 한화 김태균도 3경기 연속 홈런을 쏘아올렸지만 팀 패배로 빛이 바랬다.
잠실에서는 LG가 롯데를 6-3으로 물리치고 전날 영봉패(0-3)를 설욕했다. LG 선발 봉중근은 7이닝 1실점으로 시즌 첫 승(1패)을 올렸다. LG 타선은 3회와 4회 각각 2점과 3점을 얻으며 봉중근의 어깨를 가볍게 했다.
히어로즈는 목동에서 삼성을 9-5로 꺾고 개막전 패배 후 4연승의 신바람을 내며 단독선두를 달렸다. 삼성 선발 배영수는 시즌 첫 등판에서 5이닝 동안 홈런을 3개나 맞는 등 7실점(2자책)의 부진을 보였다.
광주에서는 KIA와 SK가 연장 12회 접전을 펼쳤지만 2-2로 승부를 가리지 못했다. 올시즌 두 번째 무승부.
양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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