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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 게이트/ 檢 '수사 각본'에 權여사는 등장 안해… 거짓 해명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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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 게이트/ 檢 '수사 각본'에 權여사는 등장 안해… 거짓 해명했나

입력
2009.04.12 09: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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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연차 태광실업 회장에게 돈을 요구하고 받은 사람으로 부인 권양숙 여사를 내세웠던 노무현 전 대통령의 해명에 의문이 커지고 있다. 검찰은 박 회장의 진술 등을 토대로, 노 전 대통령이 정상문 전 청와대 총무비서관을 통해 10억원 이상의 돈을 받는 과정에 권 여사는 등장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검찰은 노 전 대통령을 조사한 뒤 최종 결론을 내린다는 방침이지만, 노 전 대통령이 거짓 해명을 했을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윤곽 드러내는 돈 거래 경위

노 전 대통령은 7일 오후 자신의 홈페이지에 올린 사과문에서 "저의 집(권 여사를 지칭)에서 빚을 갚기 위해 부탁해서 받아 사용했다"고 밝혔다. 노 전 대통령 측근은 그 직후 추가 해명에서 "노 전 대통령이 최근에 와서야 그 사실을 알았다"고 말했다.

검찰은 이 같은 해명이 지금까지의 수사결과와 배치된다고 판단하고 있다. 검찰 관계자는 "권 여사는 (돈 거래 과정에) 등장하지 않는다. 노 전 대통령에게 전해진 돈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말했다. 검찰의 이 같은 판단은 돈을 준 박 회장과 돈을 전달한 정 전 비서관에 대한 조사 후 내려진 것이어서 신빙성이 높아보인다. 검찰은 두 사람의 진술 뿐 아니라 상당한 증거조사를 거쳐 돈이 전달된 현장 조사까지 마쳤다고 했다.

빚을 갚는 데 썼다는 노 전 대통령의 해명도 의문 투성이다. 검찰은 아직 "받은 돈이 어디에 쓰였는지는 수사를 더 해봐야 한다"고 밝히고 있다. 하지만, 채무 때문에 어쩔 수 없이 받았다는 해명에는 무게를 두지 않는 분위기다. 노 전 대통령 측도 어떤 채무였는지 구체적인 언급을 피하고 있어 자신들의 주장을 뒷받침하지 못하고 있다.

노 전 대통령은 8일 밤 홈페이지에 다시 올린 글에서 "잘못은 잘못"이라면서도 "제가 알고 있는 진실과 검찰이 의심하고 있는 프레임이 같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끝까지 검찰과 다퉈보겠다는 뜻을 분명히 한 것이다. 소환 조사를 앞두고 있는 노 전 대통령이 어떤 전략으로 검찰에 맞설지 주목되는 부분이다.

자신감 내보이는 검찰

홍만표 대검 수사기획관은 9일 정례브리핑에서 종전과는 사뭇 다른 태도를 보였다. 지금까지 노 전 대통령에 대한 의혹에 대해 "확인된 바 없다"는 취지로 말해왔던 것과 비교해, 노 전 대통령의 혐의를 비교적 상세히 설명했다. 노 전 대통령이 갑자기 권 여사를 앞세우는 등 적극 해명에 나서자 입장을 바꾼 것으로 보인다.

홍 기획관은 "(노 전 대통령이 재임 시절 10억원 가량의 돈을 받았다는 혐의에 대해) 그 부분 수사가 진행됐다"며 "진술 청취도 하고 조서도 받았다"고 말했다. 또 "노 전 대통령이 게시한 사과문을 보고 권 여사가 개입돼 있다는 주장을 처음 알았다"며 "차용증도 없고, 박 회장도 '빌려줬다'는 식으로 진술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홍 기획관은 전날만 해도 노 전 대통령 수사 부분과 다른 정치인이나 지자체장에 대한 수사를 병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이날은 우선 노 전 대통령 부분에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검찰은 아직 노 전 대통령 부부에 대한 소환 일정을 확정하지 못하고 있다. 노 전 대통령의 혐의 중 10억원 수수 부분에 대해서는 관련자 조사가 어느 정도 진전됐지만, 조카사위 연철호씨가 '투자금' 명목으로 받은 50억원 부분은 당사자인 연씨 등에 대한 조사가 이루어져야 하기 때문에 시간이 더 필요하다는 것이다. 노 전 대통령 소환은 50억원 부분에 대한 관련자 조사가 어느 정도 마무리된 뒤에나 이뤄질 전망이다. 이르면 내주 중이 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이진희 기자 rive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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