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봉하마을은 어수선한 분위기였다. 박연차 태광실업 회장에게 돈 받은 사실을 시인한 노무현 전 대통령의 동향을 취재하기 위해 기자들이 몰려들었고, 관광객도 평소보다 조금 늘었다.
관광객들은 호기심 어린 눈길로 노 전 대통령의 사저를 바라보면서 제각기 소견을 밝혔다. 경북에서 온 60대 여성은 혼잣말처럼 "사저가 대체로 잘 지어진 것 같은데 권 여사가 받은 돈을 사저 짓는 데 쓴 게 아닐까"라고 했다.
경남에서 단체관광을 왔다는 김모(77)씨는 "대통령 아니라 하느님이라도 죄값은 받아야 된다"면서도 "뉴스에 (박연차 회장) 돈을 안 받은 사람이 없다고 하는데 일국의 대통령이 그 정도밖에 안 받았을까"라고 의문을 제기했다. 대다수 관광객들은 "노 전 대통령 모습을 보지 못해 서운하다"며 아쉬운 발길을 돌렸다.
노 전 대통령의 사저는 깊은 침묵에 잠겼다. 집 주변 경비를 담당하는 경호원과 전경 몇 명만 보일 뿐 출입하는 사람은 찾아보기 어려웠다. 김경수 비서관은 "대통령님은 오전에 지인 한 분을 접견했을 뿐 특별한 일정없이 평소와 다름없이 생활하고 있지만, (집안) 분위기는 무겁게 가라 앉아 있다"고 전했다.
김해=이동렬 기자 dy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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