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팀청소기의 대명사 한경희생활과학의 한경희 대표(45ㆍ사진)는 올 여름 남편과 초등학교 다니는 두 아이들과 함께 중국으로 이사를 간다. 지난해 초 온 가족이 미국으로 이사간 지 1년 반도 안 돼 다시 이삿짐을 꾸려 태평양을 건너는 것. 대부분 기업인들이 한국에 근거지를 두고 해외를 왔다갔다 하지만 한 대표처럼 아예 이사를 가는 것은 이례적이다.
한 대표는 8일 1999년 회사 설립 후 10년 만에 연 첫 기자간담회에서 "수 많은 회사들이 중국 시장을 공략했지만 대부분 실패를 맛봤다"라며 "직접 중국에서 살면서 현지 생활 습관, 문화를 꼼꼼히 살피고 새로운 제품 개발을 위한 아이디어도 모을 계획"이라고 말했다. '지피지기면 백전백승'이라는 원칙을 따르면서 현지화를 몸으로 실천하겠다는 것이다.
한 대표는 올해 중국에서 2,000만 달러 매출을 예상하고 있다. 지난해(1,200만 달러)보다 70% 늘어난 수치다. 처음 중국 시장에 진출한 2006년 홈쇼핑을 통해 브랜드(HAAN) 인지도를 높였다면 올해는 상하이 등 대도시에 사무소를 열고 오프라인 유통 시장을 개척해 현지 거점을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한 대표의 '현지 거주' 전략은 앞서 미국 시장 공략에서 재미를 봤다. 2003년부터 미국 시장 진출을 위해 현지 사정을 꼼꼼히 따져봤고 카펫 문화에 익숙한 서양인의 생활 습관을 파악해 카펫이 젖지 않고 살균까지 가능한 '살균 트레이'를 개발해 '대박'을 터뜨린 것. 지난해 미국에서 1,200만 달러 매출을 올린 데 이어 경기 불황에도 불구하고 올해는 5,000만 달러 매출이 예상된다.
마찬가지로 중국은 입식 생활 방식이라는 점에 초점을 맞춰 서서 쓰는 스팀다리미나 핸디형 스팀청소기 등을 집중적으로 알릴 전략이다.
한 대표는 또 '해외 공략 강화'와 '건강 가전' 진출을 통해 2013년 매출 5,000억 원을 달성하겠다는 포부도 밝혔다. 우선 '건강스팀청소기'를 내세워 마케팅을 강화한다는 구상인데 지난해 말에는 순간 가열식 살균스팀 청소기를 내놓았고 올해 초 '한경희 아기사랑 아토스팀'을 선보였다. 또 올 여름 살균 관련 새 기술을 적용한 살균 가전제품도 선보일 예정이다.
한 대표는 "내년 출시를 목표로 회사의 핵심 역량인 스팀기술을 기반으로 한 건강가전 제품을 개발하고 있다"며 "건강과 편리함에서 차별화 한 신제품을 꾸준히 내놓아 종합건강가전기업으로 차별화 한 이미지를 구축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박상준 기자 buttonp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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