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도는 일찌감치 올해 초 녹색산업과 저탄소화로 '녹색 부도(富道)'를 만들겠다고 선언했다. 그러면서 저탄소 녹색성장의 비전을 기후변화 대응과 저탄소 성장을 통한 '그린(Green) 전북' 구현에 뒀다.
전북도는 이를 위해 ▲새만금지역 저탄소 녹색성장 시범도시 조성 ▲녹색산업 신(新)재생에너지 육성으로 경제 활성화 ▲기후변화 대응으로 저탄소 사회 구현 ▲녹색조림 확대로 전북의 그린화(온실가스 증가분 25% 감축) 등의 목표를 설정했다.
전북도가 발 빠르게 중앙정부의 녹색성장 시책에 대응할 수 있었던 것은 국책사업으로 진행 중인 새만금 사업과 신(新)성장동력 산업에 대한 미래 비전과 치밀한 전략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이명박 대통령은 후보 시절부터 세계 경제자유기지 건설을 공약으로 내걸고 국정 3대 과제의 하나로 선정할 만큼 새만금에 관심을 보여왔다. 더욱이 이 대통령은 지난해 광복절 축사에서 '저탄소 녹색성장'을 국가 비전으로 제시하면서 새만금을 '대한민국 녹색성장의 전초기지'로 언급했다. 전북도는 이 같은 대통령의 강력한 추진력에 부응해 관련 시책들을 활발히 쏟아내고 있다.
전북도의 녹색성장 전략 추진은 2006년 7월로 거슬러 올라간다. 김완주 도지사가 취임하면서 내건 4대 핵심 성장동력 산업의 하나가 바로 신재생에너지 산업이다.
전북도는 신재생에너지 분야를 전국 광역자치단체 중 유일하게 도 차원의 전략산업으로 채택하고 추진해왔다. 또 저탄소 녹색성장의 비전과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주요 정책으로 6개 분야 50개 사업(1조7,304억원)을 선정했다.
첫째가 신재생에너지 분야다. 국산 풍력산업클러스터(1,530억원)와 신재생에너지 테마파크 조성(1,183억원), 태양광 보급(120억원) 사업 등이 활발히 추진되고 있다. 덕분에 이명박 정부 '5+2 광역권사업'의 호남권 선도사업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태양광 산업의 경우 작년에 폴리실리콘 생산업체인 군산의 동양제철화학이 1조5,000억원 규모의 증설 투자를 확정한데 이어, 잉곳과 웨이퍼를 생산하는 ㈜넥솔론과 솔라모듈을 생산하는 태양광 업체 솔라월드코리아㈜가 각각 익산과 완주 과학산업단지에서 본격 생산에 돌입했다.
이에 따라 고창 태양광발전소 등 발전산업에 이르기까지 일관 생산체계인 '가치 사슬(Value Chain)을 구축하는 등 관련 산업의 기업 유치도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태양광 부품소재에 이어 풍력발전설비 산업에도 앞장서고 있다. 군산에 국내 최대 조선소를 건립 중인 현대중공업이 1,057억을 투자해 풍력발전설비 공장을 건설하고 있다.
현재 전북도가 추진 중인 신재생에너지 프로젝트는 ▲태양광(폴리실리콘, 태양전지, 모듈 등 부품소재산업 육성) ▲수소ㆍ연료전지(연구단지 및 연구센터 조성) ▲풍력(새만금지역 해상 풍력발전사업과 풍력블레이드, 감속기, 발전기 등 부품소재 산업 육성) ▲바이오(부안 유채시범단지 조성, 축산분뇨 활용 바이오가스, 열병합발전소 등 보급사업 확대 지원) 등이다.
전북도는 미지의 땅 새만금을 두바이와 암스테르담, 그리고 베니스를 뛰어넘는 세계적인 명품도시로 조성하기 위해 대규모 풍력단지(5㎿급 550기 이상)와 태양광 발전단지(1,000㎿)를 유치하는 '새만금 풍력산업클러스터'를 추진하고 있다.
또 새만금 산업용지에 산업 및 생활쓰레기를 이용한 열병합발전소와 자전거 전용 차로제를 도입, 사업지구 전체가 하천과 공원, 녹도로 논스톱 연결되는 에너지타운을 조성할 계획이다. 도 관계자는 "에너지 절약, 자원순환, 탄소배출 저감을 위한 각종 제도 도입으로 새만금을 세계적인 저탄소 녹색성장 도시로 조성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또 새만금지역에 신축하는 공공건물도 에너지 절약형으로 짓고 신재생에너지 사용을 권장, 미래형 지속가능도시로 조성해 나갈 방침이다. 특히 새만금 간척부지를 활용한 세계 최대 규모의 인공 수목원과 방수제 도로변 유보용지를 활용한 새만금 고유의 숲길을 조성, 대량의 산소를 생산하는 '한국의 아마존'으로 만든다는 계획이다.
전북도는 아직 미지의 땅인 새만금 지역을 세계적인 저탄소 녹색성장 시범도시로 만들기 위해서는 첫 단추를 잘 끼우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입장이다. 따라서 새만금지역이 동북아시아의 지속 가능한 미래 성장동력의 허브로 육성될 수 있도록 가칭 '미래전략연구센터' 등 국제적 수준의 연구센터 설립에 국가 차원의 관심과 지원을 희망하고 있다.
아울러 전북도는 정부에서 온실가스 배출 감축목표 및 할당량 설정 때 산업구조와 지역실정 등을 고려해 차등 적용해줄 것도 요구하고 있다. 도 관계자는 "감축 목표를 국가에서 일률적으로 적용할 경우 취약한 전북의 산업활동 및 경제성장에 장애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 김완주 전북지사
김완주(62) 전북지사는 "새만금을 대량의 산소를 생산하는 '대한민국의 아마존'으로 만들겠다"면서 "새로 생기는 이 땅에 세계 최대 규모의 인공 수목원과 숲길을 조성하고 내부 녹지를 연결하는 녹지네트워크도 구축해 탄소 흡수원을 확보하겠다"고 말했다.
-일찌감치 녹색성장의 중요성을 강조해 왔는데.
"산업화 진행에 따라 온실가스 감축 요구는 시대적 흐름이다. 이제 깨끗한 공기가 돈이 되는 시대다. 굴뚝 없는 산업으로 각광 받는 관광산업이나 첨단산업의 중요성이 강조되는 것도 이 때문이다.
2006년 전북지사로 취임하면서 전북이 향후 50~100년 이상 먹고 살 신성장동력으로 첨단부품소재와 식품산업, 그리고 신재생에너지 산업과 국제해양관광지 조성을 추진해왔다. 이들은 기술 집약형 미래 산업이자 녹색성장의 기점이 될 사업들이다."
-'대한민국의 아마존' 프로젝트는 어떤 내용인가.
"아마존 밀림이 지구의 허파 역할을 하듯, 401㎢의 새로운 땅 새만금에 세계 최대 규모의 인공 수목원과 방수제 도로변 유보용지를 활용한 신형 녹지대(숲길)를 조성, 대량의 산소를 생산하는 대한민국의 아마존을 만들자는 것이다.
세계 최장의 새만금 방조제와 방수제 등 녹지 생태축을 연계하면 국가생물 유전자원을 보존할 수 있고, 나아가 국제관광 명소로 만들 수 있는 일석이조의 효과가 기대된다. 특히 내부 녹지를 연결하는 녹지네트워크 구축으로 탄소 흡수원을 확보하고 해풍과 해사 피해를 방지할 수 있는 녹색성장 사업의 일환으로 추진이 가능하다고 본다."
-새만금 풍력산업클러스터 조성사업의 기대 효과는.
"새만금 풍력산업클러스터는 새만금ㆍ군산 경제자유구역 산업단지 일원에 풍력시스템 완제품 시범단지를 조성하고 연구개발 지원 및 기술센터를 구축하는 사업이다. 클러스터가 조성되면 국산 풍력발전기 시범 보급 등을 통해 수출 산업화를 지원, 5,366억원의 생산유발 효과와 4,700여명의 고용창출 효과가 기대된다. 그런 만큼 정부 차원의 지원이 절실히 요구된다."
-실생활에 적용할 수 있는 사업도 필요하다고 보는데.
"실생활에서 온실가스 감축을 실천할 수 있는 사업으로는 수송 및 전기 분야의 탄소포인트제를 들 수 있다. 현재 전국 최초로 전주시에서 탄소포인트제를 시범 실시하고 있다. 우선 공공기관부터 온실가스 줄이기를 시범사업으로 추진한 뒤 민ㆍ관ㆍ학이 함께 실천하는 시스템을 구축해 나갈 계획이다."
-정부의 온실가스 감축 목표치 할당에 대한 입장은.
"각 자치단체의 산업구조와 지역 실정 등을 고려해 감축 목표량을 차등 적용해야 한다. 정부가 일률적인 목표를 적용할 경우 상대적으로 취약한 전북의 산업활동 및 경제성장에 장애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전주=최수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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