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이석현 의원과 한승수 총리가 8일 국회 경제 분야 대정부질문에서 20분 가량 얼굴을 붉히며 설전을 했다.
정부가 올해 경제성장률 예측 잘못으로 28조9,000억원의 추가경정예산안을 편성한 것에 대해 이 의원이 사과를 요구하자 한 총리가 거부하고 맞선 것.
이 의원은 "지난해 4% 성장률 기준으로 예산안을 짜면서 대통령에게는 마이너스 성장으로 보고하지 않았냐"며 "국회와 국민을 무시하고 한 달 만에 추경안을 내놓은 것에 대해 먼저 사과하라"고 몰아세웠다. 이에 한 총리는 "세계 경제가 급박하게 변하고 있어 정부가 능동적으로 선제 대응을 하는데 왜 사과해야 하느냐"고 물러서지 않았다.
그러자 이 의원은 "당연히 국회가 추경안을 통과시킬 것이라는 오만한 태도를 정부가 버려야 한다"면서 "이명박 정권의 브랜드, 총리의 브랜드가 오만이다"고 따졌다.
이 의원은 "지난 번 청와대 이메일 사건 때도 그러더니 이번에는 예산을 갖고 국회를 능멸하려 하느냐"고 목청을 높이기도 했다. 하지만 한 총리는 "추경안 제출하면서 국회에 사과했다는 얘기를 들어본 적이 없다. 얼마나 상황이 급박하면 한 달 만에 나왔겠나"라며 맞받아쳤다.
이에 이 의원은 "총리가 사과하기 전까지 다른 질문을 안 하겠다"고 버텼고 한 총리는 어이없다는 표정으로 입을 꾹 다물었다. 그 사이 자리에 앉아 있던 여야 의원들 사이에 고성이 오가며 한동안 험악한 분위기가 연출됐다.
결국 문희상 국회부의장이 나서 "추경안에 이의가 있어서가 아니라 한 달 전에 통과된 것을 바로 올린 것에 대한 유감 표명을 말한 것 같다"며 분위기를 누그러뜨렸고 한 총리는 마지못해 "의장의 뜻을 받들어 추경안 국회 제출을 유감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광수 기자 rolling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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