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국에서 영어를 가르치며, 군복무를 하는 생활이 매우 보람 있고 즐겁습니다."
경기 고양시 일산서구 일산1동 공익근무요원 장정규(미국명ㆍTom Jangㆍ36)씨는 지역의 유명인사다. 장 씨는 미국에서 성장한 경험을 바탕으로 동 주민자치센터에서 '톰의 영어클래스'강좌를 진행하며 학원의 스타 강사 뺨칠 정도로 큰 인기를 얻고 있다.
그는 지난해 초부터 지금까지 3,4개 원어민 영어강좌를 운영하고 있는데, '함께 웃고 즐기며 공부하는' 독특한 강의 방식으로 항상 수강생이 만원사례다. 더욱이 수강료도 월 2만원으로 저렴해 일산동은 물론 장항동, 마두동 등 일산신도시 일대에서 주민들이 몰려들어 추첨을 통해 수강생을 선발할 정도다.
장씨는 "지역사회를 위해 주민센터내에 영어강좌를 개설해 운영하겠다고 동 사무소측에 강력히 제안했다"며 "영어교실도 직접 꾸미고 영어교재도 모두 스스로 마련했다"고 말했다.
'공익요원 특급 강사'의 이면에는 재미동포로서의 성장 배경이 자리하고 있다. 서울에서 태어난 장 씨는 1983년 9살 되던 해 아버지를 따라 미국 캘리포니아 글렌데일로 건너갔다.
이후 그는 미국에서 노스조지아대학 경영학과를 졸업한 후 인테리어 업체를 직접 운영해 연간 100만 달러의 매출을 올리는 성공적인 기업인으로 자리매김하기도 했다.
잘 나가던 그는 31살이던 2005년 무작정 고국 땅을 밟았다. 그리고 IT업체를 거쳐 영어학원 강사를 하던 중 입영통지서를 받았다. 그는 2006년말 논산훈련소를 거쳐 일산1동 공익근무요원으로 배치됐다.
"경제적 여유도 있었고, 생활도 안정됐지만 문득 내가 태어난 모국에 대해 알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 무작정 한국행 비행기를 탔다"고 장씨는 당시를 회상했다.
장 씨는 "군대는 한국 남성이 반드시 거쳐야 할 관문이라는 말을 듣고 현역 입대를 희망했는데, 나이가 많아 공익요원이 됐다"면서 "올해말 복무가 끝나면 한국의 유적지를 둘러본 뒤 다시 미국으로 건너가 사업을 하겠다"고 말했다.
송원영 기자 wyso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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