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서울지역 고교의 90%가 제2외국어로 일본어를 가르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대학수학능력시험에서 응시자가 가장 많은 아랍어를 채택한 학교는 한 곳도 없었다.
7일 서울시교육청의 '2009년 고교 교육과정 편성 현황' 자료에 따르면 서울시내 전체 고교(308개교)중 90%인 278곳이 제2외국어 선택과목 중 하나로 일본어 과목을 개설했다. 일본어에 이어 중국어(189개교), 프랑스어(52개교), 독일어(47개교), 스페인어(4개교) 순으로 채택률이 높았다.
러시아어를 채택한 학교는 전문교과로 가르치는 대일외고, 명덕외고 등 2곳 뿐이었다. 일본어는 한국어와 어순이 비슷하고 교원 확보가 쉬워 채택률이 높은 것으로 분석된다.
그러나 지난해 수능에서 제2외국어 영역 가운데 수험생들이 가장 많이 응시(2만9,278명ㆍ29.4%)한 아랍어를 정식으로 가르치는 학교는 전무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처럼 교과과정에 편성돼 있지 않은 아랍어는 조금만 공부해도 상대적으로 높은 표준점수를 얻을 수 있다는 인식이 팽배해 있어 아랍어를 '공략과목'으로 선택하는 수험생들이 늘고 있다.
실제 지난해 수능에서도 아랍어 응시자 162명이 표준점수 만점인 100점을 받았다. 시교육청 관계자는 "아랍어는 사범대에 교과목이 개설된 대학이 거의 없어 정식 교사가 드물다"며 "일선 학교들도 수강 희망 학생들을 위해 외부 강사를 초빙해 강의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이삭 기자 hir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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