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게임주가 연일 상승세다. 전망도 아직 밝은 편이다. 그간 시장의 관심에서 소외됐던 게임 업종이 주가를 올리는 데는 3박자가 잘 맞았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역설적으로 불황의 덕을 봤다. 주머니 사정이 여의치 않자 10~30대 남성이 즐겨 찾는 저렴한 여가 수단이 된 것이다. 다른 업종에 비해 원가가 덜 들고 한 번 좋은 콘텐츠를 개발하면 장기적이고 안정적인 수익을 창출할 수 있다는 장점에 더해 최근엔 해외시장 공략으로 새로운 수익원을 만들고 있다는 것도 상승 동력이다.
가장 유망한 국내 게임개발업체는 '게임주의 황제' 엔씨소프트. 지난해 10월 주당 불과 2만원 안팎이었던 주가가 현재 10만원(7일 종가 )을 넘어섰다. 일등공신은 지난해 11월 선보인 온라인게임 '아이온'이다. 아이온은 다중접속온라인역할수행게임(MMORPG)으로 온라인 상에서 종족 및 캐릭터를 선택하고 이를 장기적으로 키우는 게임인데, 올해 예상매출액은 1,404억원에 달한다.
수출도 좋았다. 엔씨소프트가 지난해 '리니지' 등을 판매해 해외에서 거둔 매출만 1,482억원으로 이는 총매출(3,466억원)의 절반 가량을 차지했다. 올해 6월 아이온의 중국내 상용화가 정상적으로 이뤄질 경우 예상매출은 중국에서만 91억원이다. 업계는 내년 아이온의 미국 중국 일본 등 해외매출액이 914억원으로, 올해 대비 266%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일부 증권사는 "아직 갈 길이 멀었다"며 목표주가를 상향조정하고 있다.
CJ인터넷의 주가도 성장세다. 지난해 해외수출계약 금액이 업계 최고였던 CJ인터넷이 주력으로 내세우는 게임은 '프리우스온라인'. 홍콩 마카오 일본 등지로 진출, 올해 수출로만 100억원 가량을 벌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강록희 대신증권 연구원은 "올해 프리우스온라인 상용화와 '대항해시대' 부분 유료화 등 안정적인 수익구조 확보에 따라 성장세가 강화할 것"이라며 "특히 글로벌 게임업체 중 가장 저평가된 기업군에 속해 향후 주가상승이 예상된다"고 내다봤다.
이밖에 한게임을 운영하고 있는 NHN, 스포츠게임의 선두주자 네오위즈게임즈 등도 신규게임 개발에 박차를 가하며 주가를 높이고 있다. NHN은 웹보드게임(고스톱 포커 장기 바둑 등 온라인 상으로 진행하는 보드게임)으로 불황의 그림자를 지웠다. 올해에는 MMORPG게임 시장에도 뛰어들어 'C9' '테라' 등 다양한 신규게임을 선보일 예정이다.
'FIFA' '슬러거' 등 스포츠게임의 강자 네오위즈게임즈도 지난해 약 100억원의 매출을 거두며 해외진출에 성공했고, 올해에도 해외 매출액 260억원을 목표로 하고 있다. 특히 새로운 성장동력이 될 신작 게임들도 대거 소개할 예정이다.
홍종길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과거 2~3년간 장기간 투자해서 인기를 끌었던 게임이 없었는데, 지난해 말 좋지 않았던 시장상황에도 불구하고 아이온 등 신규 게임들의 인기와 이들의 해외수출 성과가 주가에 긍정적인 영향을 줬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돌다리도 두드려보고 건너야 하는 법. 올해 대거 해외로 나갈 게임이 현지에서 흥행에 실패하거나 해외 서비스가 지연된다면 악재일 수밖에 없다. 또 대작 MMORPG가 대거 출시됨에 따라 경쟁이 치열해지고, 불법으로 게임 내 캐릭터를 조작하는 소프트웨어 혹은 하드웨어가 활성화하면 이용자들의 불만도 고조될 수밖에 없다.
다만 홍 연구원은 "아직 해외시장에서의 성장추이는 좀 더 지켜봐야 되지만, 엔씨소프트나 CJ인터넷은 목표주가가 상향 조정될 예정이며, 추가 매수여력이 남아있어 투자할 만하다"고 귀띔했다.
강지원 기자 styl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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